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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애호가' 신성일과 베토벤

등록 2018.11.04 11:35:40수정 2018.11.12 09: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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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신성일과 윤정희. 영화 99편을 함께 찍었다. 윤정희의 남편은 피아니스트 백건우

영화배우 신성일과 윤정희. 영화 99편을 함께 찍었다. 윤정희의 남편은 피아니스트 백건우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폐암으로 투병하다 4일 별세한 '영화계의 큰 별' 신성일(81)에게 독일의 악성 베토벤(1770~1827)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곡가다.

그는 백발이 성성한 노년에 이례적으로 파마머리를 했다. 이로 인해 '베토벤' 같다는 인상 비평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 그의 대표작이자 한국 영화계 걸작으로 통하는 '맨발의 청춘'(1964)에서도 베토벤이 등장한다. 신성일은 이 영화에서 깡패 '두수'를 맡았다. 밀수품을 파는 건달 두목의 심부름 등을 하면서 먹고 사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평소 자신과 거리가 말런 오케스트라 콘서트장에 가고, 베토벤의 '운명'을 듣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부잣집 딸 '요안나'(엄앵란)를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신성일이 실제 베토벤을 닮은 머리를 하게 된 까닭도 베토벤 때문이다. 의원 시절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년간 수감 생활을 할 당시 그와 막역한 피아니스트 백건우(72)·배우 윤정희(74) 부부가 면회 와서 선물해준 '베토벤의 삶과 음악 세계'가 계기가 됐다.

신성일은 2009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베토벤의 비장한 삶이 내 고난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면서 "그의 삶도 삶이지만, 자유분방한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들어 베토벤 스타일로 파마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 신성일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이기도 했다. 고향 대구에 있는 음악 감상실에서 베토벤은 물론 오페라 등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딸 수화씨는 올해 초 신성일의 암 투병기를 전한 MBC TV '사람이 좋다'에서 "아버지 방에는 클래식 음반과 책이 빼곡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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