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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선정적 영상이 시선 끌어…본질은 '웹하드 카르텔'"

등록 2018.11.06 15:19:36수정 2018.11.06 16: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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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들 "카르텔 중 뮤레카 본질 흐리고 있어"

업로더·웹하드·필터링·디지털장의사 '4각 카르텔'

"양진호 개인 문제 치부는 진정한 해결책 못 돼"

"이랜드 전 노조위원장이 뮤레카 법무이사 역임"

연관 증거는 제시 못해…"외부 공개 어려운 증거"


【서울=뉴시스】웹하드 카르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다시함께상담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등 여성단체들. 2018.11.6(사진=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웹하드 카르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다시함께상담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등 여성단체들. 2018.11.6(사진=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폭행 영상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여성단체들이 지적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양 전 회장의 폭행이나 도덕성 문제가 아닌 '음란물 웹하드 카르텔'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카르텔의 이면에 과거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상징과도 같았던 노조위원장 출신 인물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4개 여성단체는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 전 웹하드 카르텔 내부인에 의해 촬영된 양진호 폭행 영상이 선정적으로 보도되며 시선을 끌고 있다"면서 "이는 웹하드 카르텔 연결고리 중 뮤레카의 존재를 흐리고 있는 것"이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9개월 간의 수사를 통해 양진호의 출국금지가 이뤄지고 구속이 임박한 이 시점에 2년 전 제보 받았다던 내용이 갑자기 폭로된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웹하드 카르텔은 업로더·필터링 업체·웹하드 업체·디지털장의사 업체로 구성되는 '4각 카르텔'이다.

웹하드 업체가 필터링 업체를 인수해 업로더의 '리벤지 포르노' 등을 걸러내지 않고, 피해자가 이를 온라인상에서 지우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고용하는 디지털장의사 업체 역시 해당 웹하드 혹은 필터링 업체 산하여서 결국 피해자까지 웹하드 업체 돈을 벌게 해주는 기형적 구조인 것이다.

이날 단체에 따르면 위디스크 역시 필터링업체인 뮤레카를 인수해 불법음란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도록 조치했다. 뮤레카는 동시에 디지털장의사 업체인 '나를 찾아줘'도 운영했다.

불법음란물 피해자들이 영상 삭제를 의뢰하며 이곳에 준 돈이 다시 음란물 유통 시장에 스며들 수 밖에 없었고, 위디스크는 다시 불법음란물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헤비업로더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한 것이다.

단체는 지난 2월 경기남부경찰청에 웹하드 카르텔 문제를 수사해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계속 수사를 미루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임선희 여성단체연합 활동가는 "그동안 제대로 된 규제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이번 사건을 양진호 개인의 인성 문제로 치부하지 말라"면서 "뒤늦게 경찰 수사를 진행하고, 그를 감옥에 보내고, 웹하드업체 1개 폐업하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결코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웹하드 카르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다시함께상담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등 여성단체들. 2018.11.6(사진=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웹하드 카르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다시함께상담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등 여성단체들. 2018.11.6(사진=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한편 이들 단체는 2007년~2008년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 당시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김경욱씨가 뮤레카의 법무이사를 지냈다고 이날 밝혔다.

김씨는 당시 500일이 넘는 파업을 이끈 인물이다. 웹툰 송곳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단체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 이랜드를 퇴사한 후 2009년 한국네트워크기술원에 입사했다. 이후 뮤레카를 거쳐 현재는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인터넷기술원의 임원으로 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김씨는 2011년 위디스크에 압수수색이 들어갔을 당시에도 자신이 예전에 구속됐던 경험 등을 살려 내부 통제나 지휘를 앞장서서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단체는 김씨가 웹하드 카르텔과 관련돼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서 대표는 "카르텔 안에 김씨가 핵심적인 임원으로 있었다는 것 자체가 명확한 사실"이라면서도 "제보자 혹은 저희가 찾은 내용을 통해서 확신하고 있지만 외부에 공개하기는 어려운 증거"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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