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승자 모집해 고의 교통사고로 11억대 보험금 챙겨…305명 검거

【부산=뉴시스】 부산경찰청 청사. (사진=부산경찰청)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페이스북 메신저 등 SNS를 통해 속칭 '마네킹'으로 불리는 동승자를 모집해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11억대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보험사기 모집총책 A(23)씨 등 18명을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모집책 B(23)씨 등 28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4년 5월 26일부터 올 5월 31일까지 페이스북 메신저 등 SNS를 통해 속칭 '마네킹'으로 불리는 동승자 C(20)씨 등 254명을 모집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12개 보험사로부터 총 180차례에 걸쳐 보험금 11억3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주범들은 더 많은 보험금을 벌기 위해 SNS 등에 '용돈벌이 할 사람, 꽁돈 벌어갈 사람'이라고 광고하는 등 보험사기 범행이 마치 합법적인 고액 아르바이트인 것처럼 광고해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 초년생들을 범행에 끌어들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속칭 '마네킹'으로 불리는 공범 동승자는 수고비로 10만~20만원을 받고 자신의 통장에 입금된 수백 만원의 보험 합의금 대부분을 주동자들에게 넘겨줬고, 이후 쉽게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을 모방해 실행하면서 사기 행각이 확대·재생산되는 피라미드 형태로 이뤄진 것이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일부 피의자들은 페이스북에 고리 사채 광고도 함께 올려 고금리의 원리금을 제 때 갚지 못하는 채무자들에게 교통사고 보험사기 범행으로 원리금을 갚도록 강요하고, 궁핍한 채무자는 손쉽게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에 동참해 이를 학습한 이후 여러 건의 추가 범행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페이스북 메신저 등 SNS를 통해 속칭 '마네킹'으로 불리는 동승자를 모집해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11억대 보험금을 챙긴 보험사기 모집총책 A(23)씨 등 18명을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모집책 B(23)씨 등 28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2018.11.12. (사진=부산경찰청 제공)[email protected]

특히 이들은 쉽게 빌릴 수 있는 렌트카를 범행에 이용하고, 범행 횟수가 많은 사람은 수사기관과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를 빌려 보험을 접수하거나 운전자 바꿔치기, 동승자 끼워 넣기, 동승자 바꿔 치기, 손목치기 등 다양한 수법으로 보험사기 범행을 벌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또 보험 합의금을 더 많이 챙기기 위해 사고현장 출동 보험사 직원에게 문신을 보이며 폭력배 행세를 하거나 교통사고 조사 담당자에게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등의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치료비가 많이 나오는 한방병원, 한의원 등에 입원치료를 하거나 여러 병원을 일부러 순회하며 치료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근 20대 젊은 사람들이 렌트카를 빌려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긴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 이들을 차례대로 검거했다.

경찰은 피해회복을 위해 고의 교통사고로 형사입건된 피해자들의 범죄·수사 경력에 대한 삭제를 요청하고, 인명피해 교통사고로 보험료가 할증된 경우 각 보험회사의 규정에 따라 과납된 보험료를 반환·원상 복구하도록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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