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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초점]방탄소년단 광복절 티셔츠, 일본 극우 찻잔 속 태풍?

등록 2018.11.12 15: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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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초점]방탄소년단 광복절 티셔츠, 일본 극우 찻잔 속 태풍?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23)이 입은 '광복절 티셔츠' 의미를 알리기 위해 팬들이 나섰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를 중심으로 '#LiberationTshirtNotBombTshirt'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서 급속도로 공유되고 있다.

지민이 입은 광복절 티셔츠의 숨겨진 의미와 한·일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의 우익세력은 지민이 입은 티셔츠를 '원폭 티셔츠'로 명명, 방탄소년단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일본 TV아사히는 지난 9일 방탄소년단 '뮤직스테이션' 출연을 취소했다. "이전에 멤버(지민)가 착용했던 티셔츠 디자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일부에서 보도했다"면서 "소속사(빅히트)와 착용 의도를 묻는 등 (출연을 놓고) 협의를 했으나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이번 출연을 보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지 극우 매체가 지민이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입고 방송에 출연한 것을 문제 삼은 후 나온 조치다. 

지민이 입은 티셔츠에는 사람들이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모습, 원자폭탄 투하 장면 등이 프린트돼 있었다. 원자폭탄 투하 장면으로 일본을 조롱하고 비하했다는 것이 현지 주장이다. 티셔츠가 원폭이라는 인류의 비극을 자극적으로 다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본 극우의 프레임으로 보인다. 티셔츠 제작자의 의도는 '광복의 역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셔츠에 새겨진 그림들은 광복이 되기까지 과정을 표현한 것으로, 마지막에 원폭으로 전쟁이 종결됐다는 역사적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 일본 극우 세력, 아미와 한국인들 사이에서 프레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한국에는 일본의 국력과 선전으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을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미국 CNN, 영국 BBC 등이 이번 방탄소년단의 일본 방송 취소 소식을 전하면서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로 한국인들이 고통 받은 것이 양국 관계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일본의 반한 정서가 지민의 티셔츠를 계기로 폭발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방탄소년단의 일본 방송 취소가 일제강점기 에 강제 징용돤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최근 판결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보기다.

미국 대중음악 미디어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이번 일본 방송 출연 취소 배경은 양국의 오랜 정치·문화적 문제에 뿌리를 둔다"면서 "지민의 티셔츠가 방송 취소의 유일한 이유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을 식민 지배한 것, 일본군 위안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깃발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 문제 등이 있다고 짚었다.
[뉴시스 초점]방탄소년단 광복절 티셔츠, 일본 극우 찻잔 속 태풍?

최근 세계 시장에서 J팝이 지고, K팝이 뜨자 일본의 극우파를 중심으로 K팝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민이 문제의 티셔츠를 입은 것은 최근이 아니다. 지난해 월드투어 당시 팬이 선물한 이 옷을 입었다. 방탄소년단이 일본 내 혐한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에서 K팝 한류가 재점화하자 위기를 느낀 세력이 대세로 떠오른 방탄소년단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빌보드는 "일본이 한국 가수들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분투했다"고 짚기도 했다.

일본을 오가는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한국처럼 일본에도 극우들은 존재한다. K팝 그룹이라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방탄소년단이라 좋아할 뿐"이라며 방탄소년단과 양국의 역사는 별개라고 봤다. 역사인식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이 아닌 유튜브,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이 난팀이므로 일본 주류 미디어 출연 여부가 이들의 인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일본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오히려 점점 오르고 있다. 7일 내놓은 현지 아홉 번째 싱글 '페이크 러브/에어플레인 pt.2'가 첫날 32만7342 포인트를 기록해 일간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여덟 번째 싱글 '마이크 드롭/DNA/크리스털 스노'의 26만9861 포인트를 넘어섰다. 자체 최다 판매 기록이다. 이후 5일 연속 1위에 올라 있다.

방탄소년단은 13~14일 도쿄돔을 시작으로 오사카 교세라돔 , 나고야돔, 후쿠오카 야후오쿠!돔 등에서 '러브 유어셀프' 일본 돔 투어를 연다. 소셜 미디어에는 'BTS의 일본 활동을 응원한다' 등의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일본 내 반한 감정이 최근 조성된 3차 한류 붐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예측도 없지는 않다. 2013년 일본에 형성된 혐한 기류로 K팝 그룹의 활동이 원활하지 못했던 전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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