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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경비원에 '갑질' 의혹…"재발방지책 마련을"

등록 2018.11.13 14: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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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경비원 갑질 폭로에 일부 주민 '반발'

회장 "일방적 주장, 갑질행위 전혀 없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경비원에 '갑질' 의혹…"재발방지책 마련을"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 모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70대가 '재직 기간 입주자 대표회장에게 상습적으로 갑질을 당했다'며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13일 광주 북구 모 아파트 주민들과 전직 경비원 A(74)씨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아파트 동 대표들에게 전 입주자대표회장 B(67·여)씨의 갑질을 폭로한 문서를 보내 이같이 요구했다.

 2년 6개월간 이 아파트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사직한 A씨는 "B씨가 지위를 악용, 각종 부당한 심부름을 시키고 사실상 돈을 빼앗았다. 잘못을 인정하고 갑질행위 근절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A씨는 문서에 ▲반찬·술·택배 심부름 ▲헌금 빼앗음 ▲마트 외상값 대납 ▲가족 돌잔치 축의금 제공 ▲그림·소고기값 대납 등을 당했다고 적었다.
 
 A씨는 "인사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B씨의 인권침해 행위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주민에게 갑질 피해를 털어놨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지위·권한을 이용해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일이 재발돼선 안 된다. 행정기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B씨는 '술·반찬 등을 사 집으로 가져오라'는 부당한 지시를 했고, 해당 금액을 돌려주지 않았다"며 "자신이 먹고 남은 굴비가 '맛이 없다'며 경비실로 가져와 이를 사도록 강요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교회 가기에 앞서 1만 원권을 5000원권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지속된 요구에 5000원씩 헌납했다"며 "전시회 작품이 맘에 든다고 해 그림을 구입해 자택으로 배달시켜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사정이 딱한 사람을 만나 기부했으니 기부금을 돌려달라, 농산물 대금을 경비실에 가서 받으라, 5만 원권밖에 없으니 택배 대금을 내달라, 지갑을 안 가져왔으니 마트에서 산 물건값을 내달라는 식으로 갑질을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앞서 관리사무소에 같은 내용의 문서를 보냈다. '갑질 확인위원회 구성'과 'B씨의 퇴임'도 요구했다. B씨는 문서를 받은 다음 날 A씨가 주장한 피해 금액을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달 말께 사직했으며, 이 의혹을 접하고 항의한 일부 주민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로부터 사과를 받았다는 일부 주민들은 "반상회를 열어 은폐된 사실을 400여 가구에 공유하고, 또다른 피해를 입은 경비원이나 직원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공개 사과도 촉구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씨는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반찬·술 구입을 부탁한 적이 없다. 택배 물품을 자발적으로 부쳐줬다. 헌금도 잔돈을 바꿔달라고 했을 뿐 강제로 받은 적이 없다. 그림·소고기도 강요가 아닌 A씨 자유 의사로 전달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B씨는 "사정이 딱한 청년에게 기부한 돈은 합의하에 전달했다. 굴비 반품 의사를 밝혔을 때도 '자신이 먹겠다'고 했다. A씨가 재직 기간 부당하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가 사직한 직후 연락이 닿지 않아 가족들에게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다시 재직을 권고하기도 했다. 위로금 차원에서 돈을 부쳤고, 회장으로서 주민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렸기에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동 대표들도 문제삼지 않았다. 회장직을 내려놓은 것은 가정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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