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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 6월 싱가포르 합의 "미흡" 지적 봇물

등록 2018.11.14 09: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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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내 카펠라 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2018.08.12

【싱가포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내 카펠라 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2018.08.12


【서울=뉴시스】강영진 기자 =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미 언론과 전문가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지가 12일(현지시간) 북한 삿갓몰(영어표기 Sakkanmol ) 미사일기지 위성사진을 폭로하면서 북한이 "대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오히려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구체성이 전혀 없고 이후 5개월 동안 북미간에 협상이 거의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북미핵협상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하고 있다.

 CNN 방송은 13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에 대해 누가 속이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게재하고 미 중간선거 뒤 미 권력 지형이 변화함에 따라 북한은 트럼프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뉴욕타임스가 삿갓몰 기지를 "대사기극"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청와대가 "새로운 것이 없다"면서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민감한 협상을 어렵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반응했다고 전하면서,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이 싱가포르 북미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CNN은 그러나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미사일과 핵탄두를 대량 생산해 핵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했으며 그 약속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CNN은 지난 6월 싱가포르 합의 직후부터 전문가들은 합의가 너무 구체성이 없어서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구심을 표시해 왔다면서 실제로 합의 이후 지난 5개월 동안 북미간에 간헐적으로 대화가 있었지만 핵심 이슈인 비핵화 문제는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이유로 북미간 비핵과 과정에 대한 시각차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북한은 비핵화를 장기에 걸쳐 양측이 서로 양보하는 일련의 상호적 조치가 필요한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트럼프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제거를 고집하고 있다면서 이는 외부세계에 대한 불신이 큰 북한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주 예정됐던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회담을 북한이 갑작스럽게 취소한 데 대해서도 올들어 미약하나마 만들어진 북미 사이의 신뢰 기반이 사라지고 있다고 CNN은 진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급할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북한의 무력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CNN은 북한의 무력 상황에 대해 미 정보당국은 물론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공개된 적은 없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본질이 아닌 외부에 드러나는 것만을 선호한다고 비판했다.

이 방송은 지난 9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핵프로그램을 내세우는 선전물이 거리에서 볼 수 없었으며 건국 70주년 군사 퍼레이드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았음을 전하고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CNN은 눈에 띄지 않게 하고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을 1년 가까이 실시하지 않는 전략으로 김정은이 미국 대통령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었다면서,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주요 외교업적으로 강조하면서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까지 말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잘 아는 미 당국자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 정치 권력 이동이 발생함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북한의 미사일과 핵탄두는 상당기간 폐기될 수 없다는 뜻이라고 CNN은 강조했다.

미 CBS 방송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 직후 "더이상 북한의 핵위협은 없다"고 선언했으나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북한 미사일 기지 폭로는 미국이 바라는 북한 비핵화가 복잡한 일임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 방송은 북한 전문가들은 CSIS 보고서 내용이 새로운 것은 아니더라도 우려의 대상이 맞다면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을 멈추겠다고 합의한 적이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윌슨 센터의 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 에이브러햄 덴마크는 "북한이 중국, 한국, 미국과 고위급 외교를 벌이면서 핵무기와 미사일을 비축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여러차례의)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1년전이나 똑같이 위험한 존재"라고 말한 것으로 CBS는 소개했다. 덴마크는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좋은 목표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해결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희망적 사고이며 의도적 속임수"라고 강조했다.

NBC 방송은 북한 핵무기에 대해 가장 걱정을 많이 해야할 나라인 한국이 CSIS의 미사일 기지 폭로를 가볍게 넘긴 것은 김정은-트럼프 합의가 북한을 구속하기에는 너무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CSIS보고서를 새로운 것이 없다고 일축하지만, 전문가들은 CSIS 보고서가 분석가들 사이에 오래도록 회자되면서도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전문가들은 보고서가 지난 주 트럼프가 "완전한 비핵화가…이미 시작됐다"고 한 말을 결정적으로 뒤집은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NBC 방송은 그러나 뉴욕타임스가 CSIS 보고서 내용을 보도하면서 "대사기극"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지난 6월 트럼프-김정은 합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라고 돼 있다면서 이 합의에는 구체적 내용이 없어 비핵화라는 단어의 의미조차 불분명하며 미국과 북한이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미 중앙정보부(CIA)를 포함한 많은 관측통들이 김정은이 정말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믿으며 북한의 협상가들은 미국 및 한국과 협상을 계속하면서 도중에 양보를 얻어내길 바라고 있다고 이 방송은 강조했다.

이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지한 것을 강조하지만 정작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모든 시험을 끝냈기 때문에 무기를 비축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NBC 방송은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비밀 미사일 기지 구축을 지속하는 것은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면 김정은이 하겠다고 말한 것을 정확히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의 CSIS 보고서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밝힌 것을 상세히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협상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CSIS 보고서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는 중지했지만 무기 시설을 해체하기는 커녕 비축량을 늘리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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