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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영 첫 음반, 학구적·대중적인 '프렌치 첼로 콘체르토'

등록 2018.11.14 18: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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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영 첫 음반, 학구적·대중적인 '프렌치 첼로 콘체르토'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왔어요. 제 이름을 걸고 정식 아티스트로 데뷔하는 거잖아요. 어떤 것보다 의미가 커요."

첼리스트 임희영(32)이 소니 클래시컬에서 첫 앨범 '프렌치 첼로 콘체르토'를 발매했다. 한국계 미국 지휘자 스콧 유(47)가 지휘한 영국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지난 7월 유서 깊은 런던 애비 로드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

각기 개성이 다른 세 곡의 협주곡과 대중에게 인기를 누리는 두 소품을 커플링했다. 첼로의 다양한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이고 화려한 낭만 레퍼토리다. 생상스 '첼로 협주곡 1번', 랄로 '첼로 협주곡', 미요 '첼로 협주곡 1번', 오펜바흐 '자클린의 눈물', 마스네 '타이스 명상곡' 등 총 5곡이 실렸다.

생상스 첼로 협주곡 1번은 임희영이 11세 때 처음 배운 협주곡으로 의미가 있다. 3부로 나뉘는데, 전체가 한 악장 형식을 취한다. 연주자가 17분 동안 쉴 틈없이 연주해야 한다.

랄로의 첼로협주곡에는 스페인의 정서가 깊이 스며들어 있다. 플라멩코 리듬 등 스페인 감정이 풍부하게 흐른다. 임희영은 14일 "묘사적이고 감정격차의 대조가 많은 이 곡은 마치 병사들이 산으로 출정나가 카르멘을 만나 유혹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미요의 첼로 협주곡 제1번은 앞선 두 협주곡과 함께 커플링할 세 번째 협주곡을 고심하던 중 골랐다. 신선한 음악적 아이디어가 숨겨져 현대적이다.

임희영은 첫 음반이 통일감이 있기를 원했다면서도 "학구적인 면과 대중적인 것을 동시에 담으려고 했다"고 균형 감각을 뽐냈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은 "임희영의 연주는 풍부한 감성과 따뜻한 음색, 그리고 정확한 음감이 특징"이라면서 "그녀가 보유한 명기 과르네리 델 제수의 그윽한 음향은 파리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살아오면서 터득한 프랑스의 에스프리와 뉘앙스를 표현하는 데 화룡점정"이라고 들었다.

2001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임희영은 프랑스 파리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과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동시에 수학하며 최고성적으로 졸업한 재원이다. 2016년 아시아 여성 연주자 최초로 명문 악단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으로 임명돼 주목 받았다.

9월부터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중국의 명문 음악학교인 베이징 중앙음악원의 정교수로 임용돼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1950년 개교한 베이징 중앙음악원은 중국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음악학교다. 대표적인 졸업생으로는 작곡가 탄둔(61), 피아니스트 랑랑(36)과 유자왕(31) 등이 있다.

동안의 미모를 자랑하는 임희영은 학교 경비원들이 학생으로 착각한다며 웃었다. "교수실 열쇠를 받으러 가면 왜 교수님이 안 오고 네가 왔냐고 되묻는다."

 장점은 학생들과 나이차가 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은 거장 교수님을 대할 때 학생들이 어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데 저한테는 그렇지 않아요"라면서 "저 역시 얼마 전까지 학생이었어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라고 했다.
 
임희영은 11일 코엑스 별마당에서 첫 앨범 발표 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15일 JCC홀에서 마티네 콘서트를 연다. 제주에서 열리는 '빛의 벙커: 클림트' 개관식 공연에도 참여한다. 내년 4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독주회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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