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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민, 이만큼 성장했습니다···맞춤옷 '돈키호테'

등록 2018.11.14 19: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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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민, 이만큼 성장했습니다···맞춤옷 '돈키호테'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무용수마다 자기 캐릭터에 맞는 작품이 있어요. 제 생각에는 '돈키호테'가 제게 잘 맞는 중 맞는 작품 중 하나에요. 연습할 때도 그렇고 큰 어려움이 없는 제 옷이기 때문이죠. 마린스키발레단에서 7년 동안 배우면서 '이 만큼 성장했습니다'고 알리고 싶어요."

한국인 첫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민(26)이 15~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희극 발레 '돈키호테'에서 '바질' 역을 맡는다.

김기민은 14일 "'돈키호테'는 더 편안하게 춤을 춰요"라면서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확실히 여유가 있어요"라고 했다.

이번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돈키호테'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스페인을 배경으로 경쾌함과 화려함이 돋보인다. 고전 발레의 정취가 살아 있는 희극 발레의 대명사다.

원작은 퇴역한 늙은 기사 돈키호테가 주인공이나 발레에서는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의 결혼을 도와주는 감초 역이다.

김기민의 화려한 테크닉은 물론 경쾌하고 희극적인 몸짓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김기민은 2012년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이 작품 전막에 처음 출연했다. 이후 수없이 바질 역을 맡았다.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선생님께 배울 수 없고,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나오는 것이 있죠. 그런데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100번, 200번 춤을 춰 제대로 된 바질 역을 만들고 싶죠. 한국 분들께 내한공연으로 '돈키호테'를 선보이는 날이 몇 년 안에 빨리 왔으면 해요."

김기민, 이만큼 성장했습니다···맞춤옷 '돈키호테'

서울 콘서트 매니지먼트가 주최하는 이번 무대는 235년 역사를 자랑하는 마린스키발레단&오케스트라가 6년 만에 내한하는 자리다.

김기민은 2011년 아시아인 남성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뒤 4년 만에 수석 무용수로 승급했다. 2016년에는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남자 무용수상을 받으며 명실상부 세계 정상급 발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 영국 로열 발레단, 미국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오스트리아 빈 국립발레단 등 세계 발레단의 러브콜과 세계 유명 갈라 공연 등 연간 약 70회 이상 공연하며 월드 스타로 떠올랐다.

김기민은 점프력과 긴 체공 시간, 탁월한 표정 연기가 특기할 만하다. 지난 4월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에서 객원 무용수로 연기한 '알브레히트 왕자'로 "역시 김기민"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마린스키 프리모스키 스테이지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로 5년 만에 고국 무대를 펼친 뒤 1년 동안 세 작품으로 연달아 한국 관객을 만나며 그간 쌓인 팬들의 아쉬움을 덜어주고 있다.    

이번에 함께 내한해 키트리 역으로 김기민과 호흡을 맞추는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 무용수 빅토리아 테레시키나(36)도 김기민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백조의 호수' 당시 한국 관객에게도 기량을 인정받은 그녀다.

왼쪽부터 김기민, 빅토리아 테레시키나, 유리 파데예프 마린스키발레단장.

왼쪽부터 김기민, 빅토리아 테레시키나, 유리 파데예프 마린스키발레단장.

김기민이 평소 존경을 주저하지 않은 상대인 테레시키나는 그에 관해 "나이가 어리지만, 스타가 될 만하다"고 했다. "연습할 때나 공연 전에 항상 파트너에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봐 준다. 파트너에 대한 존경심 표현이 대단하다"고 격찬했다.

유리 파데예프 마린스키발레단장은 김기민을 두고 "짧은 시간에 최고의 무용수이자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면서 "그의 춤은 관객에게 강렬함을 안기고, 긍정적인 기운을 준다. 신체적인 장점을 잘 발휘하고 있다"고 봤다. "처음부터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그것을 관객과 전문가들에게 폭발적으로 보여줬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마린스키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무용수다"고 부연했다.

한편 돈키호테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키트리가 부채를 들고 32바퀴 푸에테(회전)를 하는 장면이다. 테레시키나는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힘을 최대한 발휘를 하면서 모든 능력을 쏟아내야 한다"면서 "무용수마다 회전하는 방법은 다르다. 허리를 쓴다든지, 부채를 이용한다든지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자리에서 도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민과 테레시키나 커플은 15일과 17일 무대에 오른다. 16일과 18일에는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는 엘레나 예브세예바와 필립 스테핀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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