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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덫에 빠진 日…마이너스 성장으로 진퇴양난

등록 2018.11.14 17: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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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자산 보유액 5522조원

日 GDP 규모 넘어


물가상승률 2% 밑돌고 성장률은 마이너스…통화정책 진퇴양난

【도쿄=AP/뉴시스】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3일 출근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018.1.23

【도쿄=AP/뉴시스】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3일 출근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018.1.2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일본 경제가 양적완화(QE)의 덫에 빠졌다.

지난 수년간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유동성을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했지만 물가는 여전히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 다른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상황이지만 일본은 양적완화 축소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중앙은행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현재 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를 통해 매입한 자산 보유액은 553조6000억엔(약 4조9000억 달러·약 5522조원)에 달한다. 일본은행의 보유자산은 일본의 연간 국내총생산(GDP)보다 큰 규모다. GDP의 20%를 차지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나 GDP의 40% 수준인 유럽중앙은행(ECB)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

일본은 아베 신조 정부 출범 이후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경기 부양을 유도해 왔다. 하지만 양적완화 종료 선언을 한 미국·유럽과 달리 일본은 여전히 성장률과 물가를 본 궤도 위로 올려놓지 못하고 터널 안에 갇혀 있다. 물가는 여전히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3분기 성장률은 -1.2%(연율 기준)를 기록해 일본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일본은 정책금리도 마이너스 수준이어서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통화정책 수단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물가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경기부양을 종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한정 없이 지속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고 지적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 마르셀 틸리안은 CNN에 "일본은행의 자산 매입에는 한도가 있다"며 "자산 보유고의 대부분은 일본 국채이고, 그 공급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틸리안은 "일본은행은 이미 자산 매입 속도를 현저하게 늦추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며 "그것은 (양적완화)계획이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 정책이 (금리를 낮춰) 시중은행이 이익을 내는 것을 너무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본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은 또 한 번의 큰 위기가 닥쳤을 때 경제를 부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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