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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단순실수?' 국방부, 비행금지구역 잘못 설명하고도 두 달간 모르쇠

등록 2018.11.15 13: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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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고시보와 구역 달라 지적일자 뒤늦게 '단순 실수' 해명

역사적 군사합의에 잇단 오해 불러일으키며 흠집내기 자초

【서울=뉴시스】지난 9월19일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 당시 국방부에서 제공한 해설자료상의 비행금지구역 그림. 비행금지구역이 강화도 서쪽지역부터 시작한다. 2018.11.15. (사진=국방부 해설자료 캡쳐)

【서울=뉴시스】지난 9월19일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 당시 국방부에서 제공한 해설자료상의 비행금지구역 그림. 비행금지구역이 강화도 서쪽지역부터 시작한다. 2018.11.15. (사진=국방부 해설자료 캡쳐)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국방부가 9·19 군사합의서상의 비행금지구역을 대외에 잘못 설명하고도 두 달 가까이 이를 바로잡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남북 군사합의서가 사실상의 종전선언 기능을 한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국방부의 잇단 오기가 흠집내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9월19일 평양정상회담 당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군사합의서) 전문과 함께 해설자료를 배포했다.

국방부가 배포한 해설자료에는 비행금지구역 서쪽 시작점에 대해 명확하게 표기는 하지 않았지만, 대략 강화도 서쪽 지역부터 강원 고성군 동해안까지 비행금지구역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 1일 0시부터 시행된 군사합의에 따라 발령한 항공고시보(NOTAM)에는 비행금지구역 서쪽 시작점이 강화도 부근이 아닌 내륙 파주지역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 혼선이 빚어졌다.

당초 국방부가 설명한 해설자료와 달리 수도권 북쪽 상공이 비행금지구역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이다.

【서울=뉴시스】항공안전본부 운영 항공정보 제공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지도에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돼 있다. 국방부가 설명한 비행금지구역보다 서쪽 시작점이 더 안쪽으로 들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8.11.15. (사진=xNOTAM 홈페이지 캡쳐)

【서울=뉴시스】항공안전본부 운영 항공정보 제공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지도에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돼 있다. 국방부가 설명한 비행금지구역보다 서쪽 시작점이 더 안쪽으로 들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8.11.15. (사진=xNOTAM 홈페이지 캡쳐)

9·19군사합의서 제1조3항에 따르면 비행금지구역은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서부지역은 20㎞, 동부지역 40㎞ 이내 지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또 남북은 합의서에서 MDL을 명확하기 위해 군사분계선 표식물 제1호부터 제1292호까지라고 병기했다.

군사분계선 표식물은 1953년 정전협정 결과로 세워진 표식판으로, 판문점 좌측 임진강 하구 지역(경기 파주시 탄현면 일원)에 세워진 제1호부터 약 200m 간격으로 강원 고성군까지 세워져 있다.

군 당국은 보안상의 이유로 정확한 위치를 설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군사분계선 표식물 제1호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당초 대외에 군사합의서 내용을 알리기 위해 배포한 자료상의 구역과는 크게 상이하다.

국방부는 항공고시보 상의 비행금지구역과 군 당국이 설명한 위치가 상이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당시 급하게 해설자료를 만드느라 오류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남북이 군사합의서를 채택한지 두 달이 되어가고,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함께 실질적인 이행에 들어간 지 보름이 지나기까지 실수를 바로잡지 않았다. 그동안 잘못된 해설자료를 인용해 대외에 설명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오류를 그대로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가 군사합의서와 관련해 잘못된 자료로 오해를 불러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군사합의서 채택 후 해설자료 배포 당시에도 서해 완충수역이 약 135㎞ 구간임에도 청와대 최종건 비서관까지 나서 동·서해 완충수역 모두 80㎞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에도 국방부는 실무자의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최 전 비서관이 잘못 설명한 경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비행금지구역은 여러 차례 말한 것처럼 지상의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해서 설정된 것"이라며 "지도 부분은 정확하게 그려지지 않은 부분이 일부 있는데 그것은 참고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만들었던 것뿐이고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국방부는 해설자료 배포 당시에도 서해 완충수역이 약 135㎞ 구간임에도 동·서해 완충수역 모두 80㎞라고 잘못된 설명을 해 오해를 불러일으킨바 있다. 사진은 자료 배포 당시 그림으로 현재 서해 완충수역은 135㎞로 수정돼 있다. 2018.11.15. (사진=국방부 해설자료 캡쳐)

【서울=뉴시스】국방부는 해설자료 배포 당시에도 서해 완충수역이 약 135㎞ 구간임에도 동·서해 완충수역 모두 80㎞라고 잘못된 설명을 해 오해를 불러일으킨바 있다. 사진은 자료 배포 당시 그림으로 현재 서해 완충수역은 135㎞로 수정돼 있다. 2018.11.15. (사진=국방부 해설자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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