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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힐만 감독 "한국 선수들, 다가가는만큼 다가왔다"

등록 2018.11.15 17:32:54수정 2018.11.15 23: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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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의 2년, incredibly satisfied"

"염경엽 감독, 자신만의 장점 살리면 좋을 것"

【인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이 1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제6대 트레이 힐만 감독 이임 및 제7대 염경엽 감독 취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2018.11.15.myjs@newsis.com

【인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이 1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제6대 트레이 힐만 감독 이임 및 제7대 염경엽 감독 취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SK 와이번스를 2년간 이끌고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아름다운 이별'을 하는 트레이 힐만(55) 감독이 스스로에게 50점을 줬다. SK에서 보낸 2년이라는 시간은 "대단히 만족스럽다(incredibly satisfied)"고 했다.

힐만 감독은 15일 인천 문학경기장 그랜드오스티엄 4층 CMCC홀에서 열린 감독 이취임식에 참석, SK와의 작별을 고했다.

2016년 11월 SK 감독으로 취임한 힐만 감독은 첫 시즌에 SK를 정규리그 5위에 올려놨다.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8년 만의 우승을 선사했다. SK는 올 시즌 중 힐만 감독에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힐만 감독은 건강이 악화된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고사했다.

지난달 13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미국으로 떠나겠다는 뜻을 밝힌 힐만 감독은 SK를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면서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됐다.

이날 이임식은 힐만 감독이 SK 감독으로서 참가한 마지막 행사다. "시즌 20경기를 남겨두고 남은 시즌 동안 이 순간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 즐겨야 한다는 내용을 써놨다"며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 언젠가는 돌아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단 떠나겠다"고 밝혔다.

SK에서 보낸 2년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힐만 감독은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힘들었던 시간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해는 첫 시즌이라 서로를 알아가야했고, 힘든 시기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도 감사했다"고 되돌아봤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지만, 힐만 감독은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에 50점을 줬다. "나는 평범한 남자다. 이 구단에 있는 모든 사람의 힘이 필요했고, 힘이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었다"며 "감독이라는 자리가 책임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좋은 일, 안 좋은 일이 반반씩 있었고, 현명한 선택도 좋지 않은 선택도 많이 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임사를 통해 힐만 감독은 최창원 구단주, 류준열 사장, 신임 감독이 된 염경엽 전 단장을 비롯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전력분석원뿐 아니라 불펜 포수, 선수들의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이 1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제6대 트레이 힐만 감독 이임 및 제7대 염경엽 감독 취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2018.11.15.myjs@newsis.com

【인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이 1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제6대 트레이 힐만 감독 이임 및 제7대 염경엽 감독 취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러면서도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마지막 행사를 치르기 전 라커룸에서 많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들로부터 뜻깊은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어찌보면 선수들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그래도 고맙다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감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만 감독은 한국에 처음 왔던 2년 전도 떠올렸다. 당시를 잘 기억하고 있다면서 "정말 어제 같다. 당시 주장 김강민과 감독실에서 미팅했던 일, 숙소에서 김강민, 전력분석 팀과 오랜 시간 미팅했던 것도 다 기억이 난다. 2년 동안 만든 게임카드와 메모가 많다"며 "물론 지난 3주 간의 시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힐만 감독은 "처음에 인천에 와서 SK라는 팀을 봤을 때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인 선수들도 좋은 선수들이 많아 일을 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열정이 넘치고, 노력하는 선수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 선수들이 2년간 노력하는 모습, 열심히 하는 모습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최고치를 봤다"고 되돌아봤다.

이임사에서 선수들에게 '배움'을 강조한 힐만 감독은 스스로도 SK 선수들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고 했다. "가득한 열정과 성취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많은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성공을 이루는지 알 수 있게 됐다. 변화가 필요할 때 시도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변화라는 것을 감독이 실천해야 주위 스태프가 따라올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면서 "감독으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에 왔을 때 투수 쪽에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힐만 감독은 "우리 팀 뿐 아니라 KBO리그의 모든 팀들이 그랬다. 2년간 많이 발전하는 모습을 봤다. 특히 SK가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힐만 감독은 한국과 미국, 일본을 모두 경험한 최초의 감독이다. 2006년 니혼햄 파이터스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힐만 감독은 한국, 일본에서 모두 우승한 감독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일본, 미국, 한국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에서도 야구를 했다.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선수들과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다가가는 만큼 선수들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이 1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제6대 트레이 힐만 감독 이임 및 제7대 염경엽 감독 취임식'에서 염경엽 SK와이번스 신임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2018.11.15.myjs@newsis.com

【인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이 1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제6대 트레이 힐만 감독 이임 및 제7대 염경엽 감독 취임식'에서 염경엽 SK와이번스 신임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힐만 감독이 이끈 SK의 우승이 또 다른 왕조의 시작이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적잖다. 이제 염경엽 신임 감독에게 그 짐이 주어졌다.

힐만 감독은 염 감독과 KBO리그에게 조언을 했다.염 감독과 2년간 단장, 감독 관계로 지내 온 힐만 감독은 "염경엽 감독님은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굉장히 디테일하다. 자신만의 장점을 잘 살려 강하게 간다면 좋을 것"이라며 "얼마나 섬세한 분인지 알고 있다. 장점을 잘 살려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했다.

힐만 감독은 "KBO 총재와 식사하면서 느낀 것은 총재가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변화를 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총재가 KBO리그 발전을 위해 10개 구단 관계자와 부딪히면서 관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지만, 진심 어린 마음을 느꼈다"며 "또 야구라는 스포츠는 엔터테인먼트다. 팬들과의 인연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짚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한국에는 언제 돌아올 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달 말까지 변화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며 말을 아꼈다.

'월드시리즈 꿈'에 대해 묻자 "미래에 감독직에 대한 기회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감독보다 코치 쪽으로 길이 더 열려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삶에 있어서 다음 단계는 하늘에 달려있다"며 "일단 매년 스프링캠프를 갈 때마다 잘 준비해 우승하는 것이 꿈이고 목표다. 어떤 역할이든 충실히 해서 다시 한 번 우승하겠다는 꿈은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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