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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M&A 전술의 백미..."CJ, 美 쉬완스 품고 세계 속으로"

등록 2018.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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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고범준 기자 =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 4라운드 최종 경기,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저스틴 토마스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전달 받고 있다. 2017.10.22. bjko@newsis.com

【제주=뉴시스】고범준 기자 =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 4라운드 최종 경기,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저스틴 토마스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전달 받고 있다. 2017.10.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CJ제일제당이 2조원대 미국 냉동식품 전문업체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필요하다면 매각뿐 아니라 인수합병(M&A)도 과감하게 구현하는 CJ의 경영방식이자, 이재현 회장이 쌓아온 인수합병 전략의 백미라는 평가다.

이번 M&A에 들어간 비용은 2조900억원에 달한다. CJ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다. 통 큰 배팅인만큼 예고되는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점쳐진다.

쉬완스컴퍼니는 미국 내 냉동 피자·디저트 등을 취급하는 현지 식품업체로 전국 단위의 냉동식품 제조 인프라와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매출 규모만 연 3조원으로 전체 시장(35조)의 10%가량을 차지한다.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기업과 점유율 1·2위를 다툰다.

쉬완스를 품으며 예상되는 정량적 시너지는 생산기지 확장에 있다. 이번 인수합병과 함께 CJ는 기존 구축했던 캘리포니아·뉴욕·뉴저지·오하이오 등 5개 생산기지에서 4배 이상인 22개로 덩치를 키우게 됐다. 쉬완스의 영업망을 확보함에 따라 코스트코 등 대형 매장에 한정됐던 판매 채널도 미국 전역으로 촘촘하게 뻗을 수 있게 된다.

CJ 관계자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4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되는 '비비고 만두'뿐 아니라 피자·파이 등 현지 카테고리와 접목한 다양한 한식 신제품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쉬완스를 인수하며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인 '북미' 공략의 훌륭한 초석을 닦은 셈이다. 미국 냉동식품 시장은 저성장세지만 아시안푸드는 4~5%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향후 유사한 식문화를 가진 캐나다·멕시코 등으로 확장을 가정한다면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뉴시스】손은경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 상무가 18일 서울 중구 동호로 CJ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지난해 '더CJ컵'에 대한 평가와 전략브랜드 비비고의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09.19 (사진=CJ그룹 제공)

【서울=뉴시스】손은경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 상무가 18일 서울 중구 동호로 CJ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지난해 '더CJ컵'에 대한 평가와 전략브랜드 비비고의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09.19 (사진=CJ그룹 제공)

이번 인수에서는 2016년 8월 석방 후 공격적으로 M&A를 추진해 온 이재현 회장의 노하우도 엿보인다.

CJ는 쉬완스 인수과정에서 적자를 내고 있던 홈서비스사업부는 덜어내며 인수대금을 낮췄다. 아울러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지분의 80%를 우선 매입하고, 나머지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 경영복귀를 선언하며 이재현 회장은 ▲2020년 매출100조 '그레이트 CJ' ▲2030년 3개 이상 사업군 세계 1등 '월드베스트 CJ'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을 통해 다수의 M&A를 체결해 왔다.

CJ대한통운은 지난 6월 미국 물류기업 DSC로지스틱스의 지분 90%를 2310억여원에 인수했다. 앞서는 베트남 제마뎁, 인도 다슬, 아랍에미리트 이브라콤 등 10여개의 글로벌 물류회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1조억원을 투자했다. 주력 계열사를 통한 목표 달성을 위해 계열사 간 과감한 지배구조 개편도 거침없이 단행했다.

쉬완스 인수가 마무리되며 올해 남은 건은 CJ대한통운이 추진하고 있는 독일 물류회사 슈넬레케뿐이다. 슈넬레케 인수는 1조원 규모로 CJ그룹 역대 3번재 규모다. CJ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인수를 추진하며, 세부 협상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쉬완스 인수는 CJ그룹이 냉동식품사업 분야에서 메이저(Major)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라며 "두 회사가 보유한 핵심기술의 융합으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새로운 레시피 개발로 신(新)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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