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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극한의 공부문화…실제 인생준비 차질" 美전문가

등록 2018.11.16 12: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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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종료된 15일 오후 광주 남구 26지구 제37시험장(광주동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를 발견하고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있다. 2018.11.15.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종료된 15일 오후 광주 남구 26지구 제37시험장(광주동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를 발견하고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있다.  2018.11.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한국 학생들은 왜 평생 공부에 갇혀살까."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수능문화에 대해 조명했다.

이 매체는 수능으로 비행기 이착륙 시간이 지연되고 출근시간까지 늦춰졌다며, 한국의 수능 문화와 수능이 한국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 의미 등에 대해 분석했다.

SCMP는 "수능은 미국의 SAT와 같은 대학 입학시험이지만, 한국인의 운명을 결정하며 '인생을 정의하는(life-defining)'시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학생들은 13~14세때부터 수능을 위해 공부하며, 고등학교 때에는 학교 정규수업 외 학원 등을 다니며 공부한다", "하루에 최고 16시간까지 공부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수능이 끝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수백만 명의 한국인들은 대학 입학 후에도 계속 공부를 해야한다"며, 졸업 후 공무원이 되거나, 삼성이나 LG, 현대와 같은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각종 자격증을 따야하는 고강도 취업 준비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취업 이후에도 전문직 분야 등에서는 승진시험 공부를 한다며, 한국인들이 왜 평생 공부에 갇혀 사는지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미 스탠퍼드대학 아태연구소(APARC) 소장겸 한국학 프로그램 총괄자인 신기욱 교수 "한국인들은 통일(unity)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논란이나 주관성이 적은,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을 때 더욱 편안함을 느낀다"며 그 방법이 시험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유교라는 한국의 전통 유산도 한국인들이 시험을 중시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이어 "현대 한국사회에서 좋은 시험점수는 그 사람의 자질에 대한 신뢰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며 "시험은 고도로 계층화된 현 사회에서 장래를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심플한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25~34세 한국인 중 3분이 2가량이 대학을 졸업했는데,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했다. 그러나 "많은 한국 젊은이들은 직장을 갖기 전까지 사회생활, 데이트, 결혼 등을 보류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취업 준비기간은 10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는 나이에 매우 민감해 대부분의 기업에는 신입사원 채용 시 나이 상한선이 있다"며 청년들이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극한의 공부를 해야 하는 한국 청년들은 실제 삶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한국 청년들은 태어나서 25~30년 동안 시험 공부를 한다"며 "이들은 결국 껍질을 깨고 실제 세상에 나오지만, 세상에는 객관식 시험이 없으며, 모든 문제에 명확한 해답이 항상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며 "이것이 중년의 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을 시험공부만 하면서 보내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 입학시험에 리더십이나, 봉사활동 등의 분야를 평가하는 다양한 입학전형이 도입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몇몇 대학들은 이미 이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피상적인 수준에 그친다"며 "한국 대학들과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융통성 없는 대학입학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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