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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떨어졌어도 아예 문의가 없어요"…서울아파트 '매물적체' 본격화

등록 2018.11.16 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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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줄고 매매시장 거래 한산

'팔자>사자' 시장 전환, 매물 쌓여

조정 불가피…매물소화 여부 관건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울 강남4구 아파트값이 1년 2개월여 만에 하락했다.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사무실에는 급매로 내놓은 아파트 매매값이 게시돼 있다. 2018.11.1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울 강남4구 아파트값이 1년 2개월여 만에 하락했다.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사무실에는 급매로 내놓은 아파트 매매값이 게시돼 있다. 2018.1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호가가 떨어지긴 했는데 아예 문의 자체가 없다. 거래가 실종되다시피 했다"(역삼 A공인중개소)
 
"정말 매수세가 없다. 정부에서 거래를 잡은 게 아니라 완전히 죽인 것 같다."(마포 B공인중개소)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를 2~3억원씩 낮춘 급매물이 속속 출현 중이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의 관망세는 '매수실종'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비수기인 11월에 들어서자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가 절반 이하로 급감하고, 9·13대책 이후 매도-매수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다. 수급동향지수 등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악화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적체 현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보름(1~15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109건으로, 일평균 140.6건의 거래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하루 평균 330.3건 대비 42.6% 수준이다.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9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는 관망세만 감돌고 있다. 9월 일평균 거래 신고량은 410.3건을 기록한 이후 내리 감소세다.

계약일을 기준으로 삼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신고시스템도 상황은 유사하다. 이날까시 신고된 거래일 기준 9월 전체 거래량 7100건 중 9·13 대책 발표 직전(1~13일) 거래량은 5480건으로 77.2%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후 9월14~30일 거래량은 1620건으로 급감하는 '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10월에도 거래 부진이 이어져 한 달간 1758건에 그쳤다.

매매거래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이 같은 매수실종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KB국민은행에서 매주 발표하는 '리브 온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의 매매거래지수는 4.0로, 2013년 8월12일(3.2) 이후 5년3개월 내 최저다. 이 지수는 0~200 범위 이내에서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거래가 한산하다는 뜻이다.

매수실종은 매물적체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약세로 전환 되면서 관망세가 깊어지고 있는 데다,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하는 공급-수요 상황을 나타내는 아파트 매매수급동향도 금주 99.8로 전주(100.8) 대비 하락하며 지난 8월6일(98.5) 이후 3개월여 만에 기준치 밑으로 내려갔다. 이 지수는 아파트값을 움직이는 가장 주된 원인인 '수요-공급'의 비중을 점수화한 것을 말하는 데, 기준치보다 아래면 공급(매도)이 수요(매수)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다만 매물적체는 '힘겨루기' 장세 속에서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수자는 지난 여름 서울 아파트값이 급하게 오름세를 나타냈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고, 머잖아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국내 경기상황 악화, 금리 인상 등외에도 내년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많아 보유 부담이 커지고 있다.마포 B공인중개소도 "현재 급한 사람들부터 호가를 낮추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매수실종 상황이다보니 이러다가 곧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아파특밧은 조정기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조정 국면에 진입한 데다 특히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매수실종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내년 종부세 인상이 가시화되면 매물 적체가 늘고 하락폭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단 연말까지는 조정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고 내년 초 겨울방학 이삿철이 분수령"이라며 "당분간 매수실종을 통해 생긴 적체매물이 어떻게 시장에서 소화되느냐에 시장 방향이 달렸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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