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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 군사행보 이유는

등록 2018.11.16 12: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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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간접 압박 메시지 평가

내부 달래기 행보 불가피 분석도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아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했다고 16일 보도했다. 2018.11.16.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아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했다고 16일 보도했다. 2018.11.16.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진행한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관영매체는 16일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은 가운데 '영토 보위'와 '인민군 전투력 강화'를 목적으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전술무기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중앙통신은 관련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으며, 노동신문 또한 김 위원장이 방파제 같은 연안 시설물로 추정되는 곳에 서서 책임일꾼들에게 지시사항을 하달하는 것 같은 모습을 담은 사진 1장만을 실었다. 보도에서 전술무기의 종류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부터 개발을 추진한, '유복자 무기'라는 표현이 전부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군사 행보를 한 것은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이후 1년 만이다. 올 1월부터 남북 간 대화 국면이 재개되고, 이후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면서 무력 도발을 중단했다.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4·27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까지 채택됐다.

북한의 이번 전술무기시험을 무력 도발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지만, 비핵화 협상에서 '제재 완화' 차원의 조치에 미온적인 미국과 이에 공조하고 있는 남측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최근 선전매체 등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과 남측 군 당국의 자체적은 훈련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또한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에서는 핵-경제 병진노선까지 언급하며 불만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첨단전술무기시험 사실을 선제적으로 공개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달라는, 한국과 미국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술무기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선대부터 추진했던 '영토 보위'를 위한 전술무기라고 언급한 점 등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에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원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행정부 또한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만한 메시지가 없는 만큼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파장을 최소화하려 할 거라는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군사 행보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핵-경제 병진노선의 '성공적 결속'을 평가하고,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 세계에 비핵화를 약속했다. 한편으로는 내부적으로 경제총력노선을 새롭게 제시하며 경제적 성과를 독려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연내'로 예상했던 종전선언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여기에다가 국제사회의 포괄적 대북제재 기조가 강경하게 유지되면서 '빈손'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내부적으로 수습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민심과 군심의 이반을 잡기 위해, 대외적으로 다소간 부정적 메시지를 주더라도 이같은 현지지도 행보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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