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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들, 정부 공인회계사 선발 확대 '반대' 목소리

등록 2018.11.16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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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 기피·입사 후 3년 내 퇴사하는 업계 환경부터 파악해야

회계 투명성 저하 및 회계인력 전문성 하락 우려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열린 공인회계사 증원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조직된 '공인회계사증원반대모임' 회계사 100여명이 참가했다. 2018.11.16. map@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열린 공인회계사 증원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조직된 '공인회계사증원반대모임' 회계사 100여명이 참가했다. 2018.1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회계사들이 정부의 공인회계사 선발 확대 움직임에 반발해 시위에 나섰다. 

회계사들은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회계사 수요가 늘어 증원하겠다는 정부의 시각은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저연차 회계사 이탈이 증가세고 이미 휴업 회계사가 많은 상황에서, 단순히 회계사 수만 늘려 빈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회계사 이탈'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는 주장이다.

'공인회계사증원반대모임'에 속한 회계사 200여명은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금융위원회의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증원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저연차 회계사가 주를 이루는 공인회계사증원반대모임은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를 통해 집회 참가자를 모집했다. 당초 100여명 참가를 목표로 삼았으나 이날 200여명에 달하는 회계사가 모여 증원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회계감사 시장에서 공인회계사가 부족한 것은 공인회계사의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감사업무를 담당해야 할 공인회계사들이 회계법인에서 너무 많이 퇴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인회계사증원반대모임은 "2만명의 등록 공인회계사 중 40%에 해당하는 7000여명의 공인회계사들이 회계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휴업 회계사"라며 "이렇게 회계법인에서 이탈한 자리를 1~3년차의 미숙한 회계사들이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회계사들은 과도한 업무 시간과 책임, 실무진 부족 등의 이유로 회계감사 업무를 기피하고 회계법인을 이탈하고 있다"며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회계법인에 경험이 적은 수습회계사들만 남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위는 2000년까지 공인회계사를 매년 500명을 선발한 뒤 산업 규모에 비해 회계사가 적다는 이유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1000명씩 선발해왔다. 하지만 회계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2008년부터는 900명 안팎으로 선발 인원을 다시 줄였다.

정부는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외부감사 대상이 확대되고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으로 회계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선발 인원 증원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는 '국내 공인회계사 노동시장의 적정 규모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최소 선발 인원을 결정하고 자격 제도 운영에 대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다.

집회에 참가한 한 회계사는 "단순히 숫자가 모자란 게 원인이라면 증원해 해결할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가 얽혀있다"며 "10년차 이상인 베테랑 회계사들이 더 이상 감사업무를 하지 않고 파트너(임원)를 달기 위해 영업에만 집중하는 등 업무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계법인들은 저비용구조를 위해 중요한 회계감사 업무를 3년차 이하 회계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저비용으로 감사 업무가 가능한 탓에 덤핑 등 부작용이 나는 것"이라며 "이런 모순을 해결하면 회계사 부족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도 정부의 회계사 증원 기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최중경 회장은 지난 9월 한공회 세미나에서 "회계사는 한번 선발하면 오랜 기간 동안 회계감사 서비스를 하는 만큼 멀리 보고 인력수급을 결정해야 한다"며 "AI(인공지능), IT(정보기술) 환경에서 회계사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에서 일시적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인력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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