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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올 수주목표 '빨간불'…유가 뛰어도 해양플랜트 '잠잠'

등록 2018.11.18 0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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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양플랜트 발주 2건에 그쳐…유가상승에도 작년의 '반 토막'

조선3사 목표 대비 수주금액 70%에도 못 미쳐…해양 실적 '관건'

조선 빅3, 올 수주목표 '빨간불'…유가 뛰어도 해양플랜트 '잠잠'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세계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조선3사 모두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프로젝트 하나가 수조원에 달하는 해양플랜트(바다 위에서 원유·천연가스를 뽑아 올리는 시설) 발주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적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는 2건이 이뤄졌다.

지난 4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아프리카 또르뚜 가스전 개발을 위해 발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와 지난달 미국 석유개발업체 엘로그가 발주한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1기 공사다. 상반기 수주전에서는 중국 코스코와 프랑스 테크닙FMC 컨소시엄이 일감을 따냈고 하반기 계약은 현대중공업이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중국계 조선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누르고 4년여 만에 성사된 수주라는데 의미가 있지만 계약금이 5130억원으로 큰 규모의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원유 생산설비(TCO 프로젝트)를 따낸 이후 4년간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다. 장기 프로젝트로 현재도 제작 중이지만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일감이 부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6월 모잠비크 코랄 가스전에 설치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프로젝트를 수주한 게 마지막이다.

이러한 해양플랜트부문 부진으로 당초 계획했던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커졌다.조선 3사의 올해 목표액 대비 수주금액은 평균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말 기준 66억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64.7%의 달성률를 나타냈다. 조선부문만 보면 79.6%로 양호했지만 해양부분은 1.2%에 그쳤다. 지난달 수주한 FPS 계약을 포함해도 목표치의 30%에 그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현재 올해 목표인 73억달러의 약 75%에 다다랐다. 올해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중공업은 82억달러의 수주를 기대했지만 실제 주문액은 49억달러로 3사 가운데 가장 저조한 60%에 불과했다.

조선사들은 올해 유가가 올라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바닷속에 묻힌 원유와 천연가스 등을 뽑아내는 해양플랜트는 비용이 많이 들어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이어야 수지가 맞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작년 4건에서 올해 2건으로 되레 반 토막 났다. 유가는 손익분기점 수준에 도달했지만 오일 메이저들이 발주하는데 부담을 가지며 투자 계획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철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처들이 유가가 올라도 미국의 셰일 오일이 쏟아지면 유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제 정세 등으로 불확실성도 커지다보니 장기 프로젝트인 해양플랜트 투자가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는 해양플랜트 시황이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2조원 규모의 북해 FPSO '로즈뱅크 프로젝트'를 비롯해 인도 릴라이언스 프로젝트, 베트남 블록B 프로젝트 등의 입찹 결과가 내년 중 확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 사업은 국내 빅3가 수주 경쟁에 뛰어든 대형 프로젝트여서 내년 실적을 가늠할 가장 큰 변수로 거론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과 최종 경합 중이며, 삼성중공업은 릴라인어스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중공업은 10억달러 규모의 블록B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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