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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구시장 단전·단수…'상인 vs 수협' 치열한 법정 공방

등록 2018.11.16 18: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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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지난 2007년부터 시장 현대화사업 추진

구시장 상인들 반발에 5일부터 단전·단수 조치

상인들 "영업할 수 없는 상황…안전사고 위험"

수협 측 "그동안 상인 배려한 것…의무 아니야"

법원,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가처분 결론낼 듯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노량진 구(舊) 수산시장 철거가 예고된 지난 9일 오후 구시장 상인들이 강제집행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18.11.0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노량진 구(舊) 수산시장 철거가 예고된 지난 9일 오후 구시장 상인들이 강제집행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18.1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옛 노량진 수산시장 영업을 둘러싼 상인들과 수협의 갈등이 단전·단수 조치로 정점에 치닫고 있다. 양측은 16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으며 입장차만 다시 확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이정민)는 이날 오후 구시장 상인 강모씨 등 64명이 수협노량진수산을 상대로 낸 단전·단수금지 가처분신청 심문기일을 열었다.

상인 측은 "단전·단수가 계속될 경우 상인들이 전혀 영업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구시장 전체 수도와 전기가 끊겨서 안전사고 위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업에서 가장 기본되는 전기와 수도를 끊는 것은 목적 자체가 강제집행을 대체하는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상인들이 영업하는 상황에서는 (단전·단수를) 법적으로 막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인 측은 또 "설령 명도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상인들이 평온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며 "형법적으로도 계약기간 종료됐더라도 사실상 평온하게 영업하고 있다면 그러한 영업은 보호된다"고 강조했다.

단전·단수 이후 구시장에서 신시장으로 옮긴 일부 상인들의 경우에는 "단전·단수가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고 일주일, 열흘 가는 상황에서 상인들이 동요한 것"이라며 "영업 자체를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수협 쯕에서 요구하는 신시장으로의 입점요청서 일부를 쓰기 시작한 것이지, 가처분이 내려지면 구시장에서 영업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노량진 구시장 이전 갈등과 관련해 수협이 사전고지 후 시장 전역에 단전 및 단수를 시행한 지난 5일 오후 서울 노량진 구 수산시장이 어두컴컴하다. 2018.11.05.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노량진 구시장 이전 갈등과 관련해 수협이 사전고지 후 시장 전역에 단전 및 단수를 시행한 지난 5일 오후 서울 노량진 구 수산시장이 어두컴컴하다. [email protected]

반면 수협 측은 이들이 전체 상인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날 변론에 따르면 전체 시장 종사자 1000여명 중에서 500명이 구시장에 남고 단전·단수 이후에는 250명이 남아있는 상태다. 수협 측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상인 중 48명이 신시장으로 이전한 상태"라며 "신청인이 많아서 (변호사가) 일괄 위임계를 제출했는데 소송대리권을 위임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협 측은 "몇 년에 걸쳐 명도판결이 확정됐는데 전기와 물에 대한 요금은 받고 있지 않고, 실제로 계약을 끝냈지만 전대차계약에는 단전·단수 근거가 있다"며 "개인소유 재산인데 아무런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점유권만 가진 사람이 영업을 계속해왔다고 영업을 하게 해달라는 것은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 물과 전기를 공급한 것은 상인 배려 차원이었지 의무가 있어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상인 측이 생존권을 주장하는데 무조건 나가라는 것은 아니다. 신시장에 이전할 자리를 만들고 이전하라는 것"이라며 "연평균 매출이 3억원 가량 된다고 알려졌는데, 그런 분들이 생존권을 주장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종결하고 가급적 다음주 중으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첨예하게 의견과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여러가지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 같다"며 "저희가 가장 신속하게 판단해드리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부터 현대화사업을 추진한 수협은 구 노량진 수산시장에 대해 4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수협은 2009년 시장 상인 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모든 사항을 합의했지만 상인들이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달 5일부터 구시장 전역에 단전·단수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신시장 건물의 통로가 좁고 임대료가 비싸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화사업이 실질적으로 상인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시장 입점을 거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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