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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하원의장 출마 공식선언…당내 반발 극복할까

등록 2018.11.16 18:13:57수정 2018.11.16 18: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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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의장 출마 공식 선언

28일 민주당내 투표

내년 1월3일 하원 전체투표

【워싱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민주당 연방하원 원내대표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원의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2018.11.15.

【워싱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민주당 연방하원 원내대표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원의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2018.11.15.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낸시 펠로시 민주당  연방하원 원내대표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원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펠로시라는 이름으로 떠오르는 것은 78세로 나이가 좀 많은 진보적 여성 정치인이다. 그리고 ‘미국 역사상 첫 여성 …'이라는 수식어구로 시작되는 이력으로 유명하다.

팰로시는 지난 2002년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냈다. 그가 다시 하원의장직에 오른다면 또 한번 새 역사를 쓰게 된다.

펠로시 대표가 미국에서 손꼽히는 ‘맹렬 여성’ 및 ‘급진적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그의 개인사를 되짚어보면 신기한 일이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후손인 펠로시 대표는 볼티모어 시장과 민주당 하원의원을 지낸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워싱턴 트리니티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학생운동을 해본 적도, 노조나 진보단체 등에서 일해본 적도 없다.

【워싱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6일(현지시간) 자정을 앞두고 연단에 서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다"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18.11.07.

【워싱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6일(현지시간) 자정을 앞두고 연단에 서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다"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18.11.07.


남편 폴 펠로시는 금융·부동산 재벌이다. 펠로시 부부가 사는 집은 금문교가 내려다보이는 샌프란스시코의 부촌 퍼시픽하이츠에 있다. 3700스퀘어피트(343㎡ ·104평) 크기의 고급 주택이다.
 
그는 워싱턴D.C,에도 수백만달러짜리 조지타운 콘도를 갖고 있으며 나파밸리에 16에이커(6만4750㎡ ·1만9590평)의 와이너리도 소유하고 있다.

이렇게 집 몇 채 갖고 있다는 식으로 따지는 펠로시 대표의 재산은 별 의미가 없다. 펠로시 부부가 공시한 재산은 2015년 기준으로 2억 달러(약 226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남편은 리조트 호텔, 골프장,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 와이너리 등 수많은 부동산과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한 마디로 어마어마한 부자이다. 사실 펠로시 대표는 그저 있는 돈 펑펑 쓰면서 편하게 살아도 되는 팔자였다.

실제로 그는 40대 중반까지 부잣집 마나님이자 다섯 자녀를 키우는 전업 주부로 살았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으로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로 일하곤 했던 게 사회활동의 전부였다.

그랬던 펠로시는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민주당원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47세였던 1987년 캘리포니아주 8선거구 보궐선거에 출마해 연방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정치인이 된 이후 매우 진보적인 이념을 추구했다. 그러면서도 서민적 풍모를 보이려는 쇼를 하지 않았다.

펠로시는 아르마니 정장, 알 굵은 진주목걸이, 최고급 스카프와 망토 등 화려한 패션울 즐겼던 탓에 언론으로부터 ‘명품족 좌파’라는 비아냥을 듣곤 했다.

【워싱턴 = AP/뉴시스】 미 연방 하원의장직에 한번 더 도전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2018.11.15

【워싱턴 = AP/뉴시스】 미 연방 하원의장직에 한번 더 도전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2018.11.15


미국에서도 진보를 추구하는 정치인이라면 서민적이어야 한다는 막연한 선입견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펠로시가 진보정치를 추구하는 데 있어 부자라는 점은 큰 걸림돌이 아니었다.

펠로시는 낙태 옹호, 동성결혼 지지, 총기소유 반대, 이라크 전쟁 반대, 사회보장제도 확대, 석유기업에 대한 감세 철폐, 최저임금 상향조정, 제3세계 인권보호 등에 적극적이었다.

공화당과 보수진영이 펠로시를 향해 ‘통제불능의 리버럴’, ‘골수 좌파’라고 비난해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펠로시는 지난 30여년간 정치인으로 지내면서 일부러 서민 흉내를 내지 않았다. 그런 태도가 오히려 그의 정치적 진정성을 높여줬다. 그 진정성 덕에 부유한 좌파들의 이중적 행태를 비꼴 때 쓰는 ‘리무진 진보(Limousine Liberal)’라는 표현이 펠로시에게는 그다지 적용되지 못했다.

하원의장에 다시 도전하는 펠로시 대표는 민주당의 우선 과제로 건강보험 개선, 노동자 임금 상승, 워싱턴 정계 부패 척결을 내세우고 있다.

하원의장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펠로시를 대체할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선거전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 하원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투표는 오는 28일에 실시된다.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얻었기에 여기에서 뽑히면 내년 1월3일 실시되는 하원 전체회의 투표는 통과의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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