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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거침 없는 전통 오프로더의 귀환...지프 '올 뉴 랭글러'

등록 2018.11.18 0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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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루비콘·루비콘 하이·사하라 등 출시...사하라 6140만원

직렬 4기통 엔진·8단 자동변속기로 272마력...연료 효율 36%↑

스마트폰 연동 기능·터치스크린 등 도심 주행 편의성 대폭 확대

[시승기]거침 없는 전통 오프로더의 귀환...지프 '올 뉴 랭글러'

【제주=뉴시스】박민기 기자 = 사륜구동(4WD)의 대명사 지프(JEEP)의 기원은 제2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던 독일군 기계화 기동부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의 요청으로 개발된 '지프 윌리스 MB'는 포화가 쏟아지는 전장에서 부상자 수송, 정찰, 탄약 운반 등의 임무를 담당하며 활약을 펼쳤다. 독일의 항복으로 전쟁이 끝난 지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지프 윌리스 MB는 유럽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한때 전장을 거침없이 누비다 도심 속으로 들어온 지프가 '올 뉴 랭글러'를 통해 한층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외관은 바뀌었지만 지프 특유의 민첩함과 야생성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된 올 뉴 랭글러는 지프의 유전자를 이어 받아 도시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갖춘 것은 물론 독보적인 오프로드 성능과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통한 연료 효율성 등으로 재무장했다.

독보적인 사륜구동 성능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인 랭글러는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며 지금도 매니아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3만4990대의 차량이 판매된 데 이어 올해는 두 자리수의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1425대가 판매되며 2016년보다 40.6% 증가한 판매율을 기록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올 뉴 랭글러 스포츠', '루비콘', '루비콘 하이', '사하라' 등의 트림이 출시됐으며 가격은 각각 4940만원·5740만원·5840만원·614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10일 올 뉴 랭글러 사하라 모델을 시승하기 위해 제주도에 있는 제라진 오프로드 캠핑장을 방문했다. 캠핑장에 가기 전 '제주 지프 전용 전시장'에서부터 시작된 시승 투어를 통해 일반 도로에서도 사하라의 매력을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올 뉴 랭글러 사하라는 운전자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투박한 외관과 상반되는 가속력과 민첩성을 갖추고 있었다. 뻥 뚫린 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는 사하라는 '무겁고 느릴 것'이라는 오프로드 차량에 대한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높은 차체에서 전달되는 동력은 운전자에게 안정적인 승차감을 선사했고 한층 넓어진 차창은 주행 안전을 위한 시야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프로드 차량인 만큼 운전석 시트가 약간 딱딱하기는 했지만 운전자의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기분 좋은 단단함이었다.

올 뉴 랭글러는 새로운 2.0리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돼 최대 272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8단 자동 변속기는 도심 출퇴근길이나 암석이 깔린 오프로드 길에서도 효율적인 구동 능력을 제공하며 윈드실드 각도 조정 등의 공기역학적 디자인 설계로 기존 모델에 비해 최대 36%(사하라 모델 기준) 개선된 연료 효율성을 자랑한다.
[시승기]거침 없는 전통 오프로더의 귀환...지프 '올 뉴 랭글러'

올 뉴 랭글러 사하라는 거친 오프로드 길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마치 아프리카의 대초원을 연상시키는 오프로드 캠핑장에서도 사하라는 물 만난 고기처럼 젖은 진흙길과 자갈밭, 가파른 언덕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하라에 적용된 '셀렉트랙 풀타임 4X4 시스템'은 동력을 전륜과 후륜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어떤 장애물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직관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사하라는 트랜스퍼 레버를 통한 '4L' 주행 모드로 걸어서도 올라가기 힘들 것 같은 가파른 언덕길을 손쉽게 올라갔다. 일반 차량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도 사하라를 타자 그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처럼 보였다.

올 뉴 랭글러는 운전자의 도심 주행을 위한 편의성도 대폭 향상됐다.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와 블루투스 통합 음성명령 기능이 포함된 차세대 유커넥트 시스템으로 연결성과 편의성을 강화했다. 사하라 모델에는 앞좌석 열선 시트와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 유커넥트 8.4in 터치 스크린 등이 제공되며 실내 소음을 최적화해주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시스템'과 9개의 '알파인 프리미엄 스피커' 등도 적용됐다.

올 뉴 랭글러 사하라는 온·오프로드를 통틀어 운전자의 주행 본능을 깨워주는 차량이었다. '전통 오프로더'의 아이콘으로 시작했지만 운전자 편의성을 위한 성능이 확대된 만큼 도심 주행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처음부터 '달릴 수 있는데 안 달리는 것'과 '달리지 못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빌딩 숲'이라고 불리는 도심과 산간오지 모두를 정복할 수 있는 차량 중에서 올 뉴 랭글러 사하라는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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