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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불평등은 선택…정부정책 빚어낸 결과"

등록 2018.11.18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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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해법 논한 박원순·스티글리츠 대담, 책으로 결실

서울연구원 한국 경제 규칙 바꾸기 한글·영문판 발간

【서울=뉴시스】 서울연구원은 '한국 경제 규칙 바꾸기(박원순·전병유 외 지음)' 한글·영문판을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2018.11.18.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  서울연구원은 '한국 경제 규칙 바꾸기(박원순·전병유 외 지음)' 한글·영문판을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2018.11.18.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2016년 박원순 서울시장과 세계적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의 대담이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서울연구원(원장 서왕진)은 한국경제가 직면한 불평등·양극화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 지방정부로서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실행해온 불평등 해소 정책을 담은 단행본 '한국 경제 규칙 바꾸기(박원순·전병유 외 지음)'를 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책은 99대1 불평등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위코노믹스(재벌 대기업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과 복지라는 4바퀴가 골고루 가는 방식)'를 주장해 온 박원순 시장의 서문과 노벨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경제석학이자 '불평등의 대가'의 저자 스티글리츠 교수의 발간사를 담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발간사 '도시, 사회 정의와 평등을 이끌다'에서 "우리는 도시의 활동이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지만 모든 개인에게 제대로 된 집뿐만 아니라 가정과 직장을 연결하는 훌륭한 대중교통 체계를 보장하는 것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사회적경제로 불리는 대안적 경제 합의를 만들고 있는 서울의 노력에 전 세계 사람들이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는 불평등, 불안정, 무력감 등의 증가를 가까스로 예방했는데 그 차이는 바로 정책에서 비롯된다"며 "불평등은 선택이다. 왜냐하면 각국의 정부가 수립하는 정책에서 빚어낸 결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문 '불평등 시대, 한국 경제의 새로운 규칙'을 통해 "재벌 대기업 등 우리사회 1%가 부를 독점하고 나머지 99%는 소외되는 과거 경제체제를 바꿔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과 복지라는 네 바퀴가 골고루 함께 가는 '4륜구동'의 위코노믹스를 통해 우리사회가 직면한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험로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 출간의 계기는 2016년 있었던 박 시장과 스티글리츠 교수의 대담이다. 박 시장은 당시 북미 순방 중 스티글리츠 교수와 만나 '불평등 사회'를 화두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두 사람은 불평등 문제가 어떻게 우리 사회 성장 가능성을 해치는지를 놓고 공감대를 형성했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에 대한 자신의 해법을 제시한 저서 '경제 규칙 다시 쓰기(Rewriting the Rules of the American Economy 2015)'를 박 시장에게 선물했다.

이후 박 시장과 서울연구원, 전병유 한신대 교수를 비롯한 국내 불평등 전문가는 한국의 경제규칙을 다시 쓰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연구진은 한국 경제 전반을 분석하고 서울연구원은 그동안 서울시가 추진한 불평등 해소 노력을 정리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 과정에서 자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힘을 보탰다. 박 시장과 스티글리츠 교수는 1년 만인 2017년 서울에서 다시 한 번 만나 의견을 나누고 책의 틀과 내용을 숙성시켰다.

책 본문은 1부 '한국경제의 새로운 규칙 만들기'(전병유, 정준호, 장지연, 정세은)와 2부 '서울의 새로운 규칙 만들기'(조권중, 주진우, 최봉, 김승연, 박은철, 이은애, 김범식)로 구성된다.

이 책에서 제시된 새로운 경제규칙은 ▲재벌체제 개혁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집단적 교섭권 보장 ▲완전고용 보장을 위한 거시경제 정책 재설계 ▲가계금융(가계부채)과 자산시장(부동산가격 상승) 연계 약화 ▲안정된 노동시장 구축 ▲복지 시스템 재구축 ▲공정한 조세시스템 구축이다.

서울시가 시행한 불평등 해소 정책인 ▲노동자 권익보호 정책(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생활임금 도입, 전국 지자체 최초 노동자 권리보호 조례 제정, 국내 최초 '근로자이사제' 도입 등) ▲보편적 복지 등 복지정책(전국 최초 초등학교 친환경 무상급식 시작,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실현, 서울형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자영업자, 소상공인 보호(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 등) ▲사회적경제 육성(사회적경제센터 운영 등) 등도 소개됐다.

한국 경제 규칙 바꾸기는 일반 서점(인터넷 서점 포함)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1만5000원이다. 국내 경제상황과 서울의 경제 정책, 새로운 시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영문판(Rewriting the Rules of the Korean Economy)도 발간했다.

서왕진 서울연구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평등한 사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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