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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주의 본격화...경영권 취약 저평가 자산株 관심↑

등록 2018.11.19 09: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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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토종 사모펀드 KCGI가 지난 15일 한진칼의 주식 9%를 매입, 조양호 회장 일가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르자 자본투자업계에서는 주주행동주의가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KCGI의 이번 지분 매입을 계기로 경영권이 취약함과 동시에 저평가된 자산주에 대한 투자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KCGI가 대주주인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자사 지분 9% 매입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이 17.8% 지분으로 1대 주주이며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28.9%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30%), 진에어(60%), 한진(22.2%)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업계에서는 KCGI가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니라 한진그룹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KCGI의 한진칼 지분 9% 취득 공시는 향후 경영 참여를 위한 의결권 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주주행동주의가 본격화됐다고 평가한다"라고 진단했다.

김동양 연구원은 이어 "경영권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평가 자산주에 대한 관심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보통의 지주회사처럼 지배 지분이 50% 내외로 높거나, 자사주가 많고, 시가총액이 큰 경우가 아니라면, 헤지펀드와의 경영권 이슈는 언제든 부각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KCGI의 한진칼 지분 신고는 한국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경영참여 목적을 가지고 지분을 매입한 사례이기에 시장과 여론의 관심이 높다"라고 전하며 "특히 국내에는 자산 대비 50% 이하로 거래되는 저평가 기업이 상당수 있어 이들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윤태호 연구원은 또 "취약한 대주주 지분, 낮은 배당 성향, 과다 보유 자산 등을 탐색하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라며 기업의 대주주 지분 40% 이하, 배당성향이 15% 이하인 기업 중에서 보유현금, 자사주, 자기자본 내 이익잉여금 비중이 높은 기업을 재분류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결과 대기업에서는 네이버, 중형주 가운데서는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소형주에서는 한국단자·광동제약·조광피혁 등이 있다고 꼽았다.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양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더라도 지난 7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 강화 추세에 따라 기업들은 경영참여 명분을 제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단기간내 수치적 개선이 수월한 배당성향을 상향하고, 자사주정책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최근 법무부가 '소액주주권 강화' 상법개정안을 다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헤지펀드의 주주 행동주의와 맞물려 시장의 관심은 배당에서 경영권으로 확산 중이다"라고 김동연 연구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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