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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호', 대대적인 조직·인사 쇄신 나서나

등록 2018.11.19 12: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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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규제 선제적 대응…서브원 MRO 사업 매각

20일 사업보고회 마무리…다움주 조직 개편 및 정기 인사 관심 증폭

【서울=뉴시스】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2018.06.29 (사진 = ㈜LG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2018.06.29 (사진 = ㈜LG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만 40세의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이 연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대대적인 변신을 꾀할 전망이다.

최근 ㈜LG의 최대주주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향후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한편, 잇단 파격를 통해 '젊고 역동적인 LG' 로의 조직 및 인적 쇄신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전체적 규모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구 회장이 지난 6월 취임 이후 보여준 일련의 조치들로 미뤄 인화와 안정을 중시하는 LG 전통에 새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서브원 MRO 사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너티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오는 12월1일 서브원에서 분리, 신설되는 MRO 회사의 지분 50% 이상이다.

앞서 LG는 지난달 31일 서브원을 물적분할해 '서브원'(가칭)을 신설하고 존속회사는 'S&I'(가칭)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분할 후 신설하는 기업은 MRO 사업부문을 맡고, 존속회사는 그 외 인적서비스 제공(건설, 건물관리, 레저) 사업부문을 맡는다고 밝혔다. LG와 어피너티는 연말까지 거래 지분과 금액 등을 협의하고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서브원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LG그룹이 계열사 매각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의 소지를 사전 차단한 셈이다. 서브원은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MRO, 기업 자산관리, 건설, 레저 전문기업이지만, 내부 거래 비중이 높았다.

앞서 ㈜LG는 지난달 구 회장 등 LG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전량 19.9%(39만8000주)를 매각한 바 있다. 당시 LG 측은 "㈜LG와 LG상사, 판토스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로 단순화함으로써,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상속세 문제 또한 정면으로 돌파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상속세 부담을 안고 확고한 그룹 지배력으로 '정도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8일 LG CNS는 구광모 LG 회장이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LG CNS 주식 1.12%(97만2600주)를 상속받았다고 공시했다. 구 회장은 지난 2일에도 선친의 ㈜LG 주식 11.3% 중 8.8%를 상속받아 ㈜LG 지분율이 기존 6.2%에서 15.0%로 증가했다. 구 회장은 향후 5년간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상속세를 나눠 납부하게 되며, 이달 말까지 상속세 신고 및 1차 상속세액을 납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잡음을 사전 차단한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부회장단 인사에서도 큰 폭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20일 종료되며, 부회장단 인사는 다음주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이번 변화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조치는 나왔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은 지난 9일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다국적기업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내정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은 조직의 체질을 혁신적이고 개방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40세 총수' 시대를 열며 혁신의 기치에 걸맞는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남은 부회장단 인사에서도 나이, 출신 등의 형식을 따지지 않는 인적 쇄신이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보고회 도중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LG화학의 수장으로 내정하며 LG의 큰 변화가 예상돼 왔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구 회장 취임 직후 LG유플러스에서 ㈜LG의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 외에는 거취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임기가 오는 2021년까지 남았기 때문에 교체되지 않을 수 있다거나, 구 회장이 취임 첫 해이기 때문에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모두 깨졌기 때문이다.

퇴임을 앞둔 박진수 부회장 외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이번 정기 인사의 대상이다.

구광모 회장이 넓어진 경영보폭으로 4세 경영체제의 기반을 닦는 가운데, 연말에는 계열분리 방안의 윤곽이 드러날지도 주목된다. LG그룹 관계자는 "부회장단 인사, 계열분리 일정 등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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