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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집중" vs "내부 불화"…르노·닛산 곤 회장 몰락 이유는?

등록 2018.11.20 17: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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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AP/뉴시스】일본 검찰이 카를로스 곤(64) 닛산·르노 회장을 19일 금융상품거래법 위반혐의로 체포했다. 사진은 2017년 10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곤 회장. 2018.11.20 

【파리=AP/뉴시스】일본 검찰이 카를로스 곤(64) 닛산·르노 회장을 19일 금융상품거래법 위반혐의로 체포했다. 사진은 2017년 10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곤 회장. 2018.11.20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카를로스 곤(64) 르노·닛산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되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곤 회장이 공금 유용,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 기재 등 경영상 부정 행위를 이유로 체포되면서 1인자에게 제왕적인 권력을 부여한 것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프랑스 기업인 르노와 일본 기업인 닛산이 결합하면서 축적돼 온 내부 갈등이 이번 사태의 불씨가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곤 회장은 르노와 닛산에서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직을 겸임해 왔다. 지난 2016년에는 닛산이 출자한 미쓰비시의 회장직도 보유하게 됐다. 2017년 닛산 CEO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3개 회사를 이끄는 '제왕적 권력'으로 통했다.

닛산 측 경영진들은 곤 회장에게 너무 강력한 권한이 집중됐던게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CEO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기업 지배의 관점에서 너무 많은 권한을 한 사람에게 위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 곤 시대의 어두운 면이라고 말해야 한다"며 "그가 카리스마 있는 리더인지 폭군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NN은 과거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던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 데니스 코즐로브스키 타이코 회장, 딕 풀드 리먼브러더스 회장 등이 회사를 위기에 빠뜨린 사례를 소개하면서 "곤 회장의 몰락은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까지도 보스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고통스러운 기억"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곤 회장과 반대 세력 간의 불화가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시각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닛산과 관련된 인물들은 조사에서 플리바게닝(유제협상제도) 제도를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닛산은 내부 고발에 의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다 곤 회장의 부정을 파악했으며, 플리바게닝 제도를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곤 회장의 측근인 그레그 켈리 닛산 대표이사도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르노는 1999년 위기에 빠진 닛산을 도와주며 20년 동안 지분을 나눠갖는 동맹 관계를 이어왔다. 현재 르노는 닛산의 지분 43.4%를,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가 우위에 있는 상호 출자 구조다. 닛산이 미쓰비시의 지분 34%를 인수하면서 연간 1061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컨소시엄이 탄생했다.

곤 회장은 르노와 닛산을 합병해 복잡한 결합 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이카와 닛산 CEO는 이 계획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닛산과 미쓰비시 주가는 각각 4%와 7%씩 하락한 상태다. 닛산 이사회는 곤 회장과 켈리 대표에 대한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가디언은 닛산이 곤 회장의 후임자를 찾기 위한 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그의 합병 계획은 추진 동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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