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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자산운용 인수 심사 1년 넘게 보류...속타는 하나금융투자

등록 2018.11.21 06:00:00수정 2018.11.21 10: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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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자산운용' 출범 계획 무기한 보류…금융위 "대주주 적격성 심사 이유"

김정태 회장 채용비리 무혐의에도 금융위는 심사재개 나서지 않아

【서울=뉴시스】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금융투자 건물.

【서울=뉴시스】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금융투자 건물.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1년여째 표류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투자가 100% 출자한 자회사 형태의 UBS 인수를 계기로 그룹 대표 자산운용사로 출범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국의 인수 승인 지연으로 금융투자 부문에 대한 시너지를 키우려는 그룹차원의 계획에 적잖은 차질을 빚게 됐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9월 스위스 취리히와 바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그룹 UBS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에 대한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7월 하나UBS자산운용의 전신 대한투자신탁운용 지분 51%를 UBS AG에 매각한 바 있으나 이번에 나머지 51%를 매입, 100%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다.

당시 하나금융투자는 통상적인 절차를 고려해 2개월 내 금융위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지분을 매각한 지 10년 만인 2017년이 가기 전에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기존 하나자산운용의 사명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 바꿨다. 하나UBS자산운용에 하나금융그룹의 대표 자산운용사에 걸맞게 하나자산운용이라는 사명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금융위는 작년 말 하나금융투자의 이번 인수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당분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시한은 못 박지 않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심사 중단 배경에 대해 신청인의 최대주주 관련 검찰 수사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하나금융투자의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회장은 그러나 지난 6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금융위는 여전히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관련 대주주 심사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공판은 현재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하나은행은 하나금융투자와 지분 관계가 얽혀있지 않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투자가 자산운용사 경영권을 보유, 관련 상품 개발과 운용에 적극 나서려던 계획은 1년이 넘도록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투자는 연내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실적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안타깝다는게 내부 분위기다.

실적 향상과 지주 지원을 받아 3조원의 몸집을 만들어야 다른 초대형 증권사들과 경쟁에 나설 수 있지만 자산운용사 출범 부터 불발됨에 따라 그에 따른 실적 증가분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2조7000억원으로, KB·신한·NH·하나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자격 요건인 3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와 하나금융투자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대주주 심사를 보류하는 것은 명분이 떨어지고 금융당국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만 살 뿐이다"며 "명확하고 합당한 심사 보류 이유를 밝히든지 그렇지 않으면 서둘러 심사를 재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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