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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나 온라인 쇼핑 기록으로 신용평가하는 CB사 나온다(종합)

등록 2018.11.21 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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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 확정·발표

대출·카드 이용 없어도 통신료·공공요금 성실 납부시 신용등급 올라

자영업자 신용평가 전문 CB사도 도입…카드사에 개인사업자 CB업 겸영 허용

【서울=뉴시스】비금융정보 전문 CB업 도입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서울=뉴시스】비금융정보 전문 CB업 도입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사회관계망(SNS) 기록이나 온라인 쇼핑 내역을 활용해 개인신용등급을 평가하는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조회회사(CB사)'가 우리나라에도 등장할 수 있게 됐다.

자영업자에 대한 신용평가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개인사업자 CB사'도 도입돼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들이 담보나 보증 없이도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당정 협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데이터 결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개인신용평가는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이력 같은 금융정보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금융이력이 부족한 경우 신용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현재도 개별 CB사 차원에서 비금융정보를 활용하고는 있지만 기준도 제각각이고 활용 가능한 정보도 많지 않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통신·전기·가스 요금 납부 실적이나 온라인 쇼핑 내역, SNS 정보 등을 활용해 개인신용을 평가하는 전문 CB사를 도입키로 했다. 대출이나 카드 사용 등 금융거래 이력이 없더라도 통신료나 전기·가스요금을 연체 없이 성실히 납부하면 신용등급이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통신요금과 공공요금 납부정보 등을 활용해 신용위험 측정모형을 개발한 미국 파이코(FICO)나 SNS 친구와 포스팅 등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신용평가를 실시하는 렌도(Lenddo) 같은 회사도 국내에 등장할 전망이다.

비금융정보 전문CB사의 등장을 촉진하기 위해 자본금 요건 같은 진입장벽은 낮아진다. 기존 개인CB사의 자본금 요건은 최소 50억원이었지만 비금융정보 전문CB사는 취급 정보가 정형이냐 비정형이냐에 따라 최소 20억원 또는 최소 5억원으로 완화된다. 금융기관 출자의무(50%)도 배제된다.

금융위는 비금융정보 전문CB사의 등장으로 주부나 사회초년생을 비롯해 약 1100만명에 달하는 금융이력부족자들의 신용평점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2년내 카드나 대출이용 실적이 없는 국민이 지난 2016년 기준으로 1107만명에 달한다는 통계에 기반한 것이다.

자영업자의 실시간 카드매출정보 등을 분석해 663만명의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평가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개인사업자 CB사도 도입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개인과 기업대출의 성격이 혼재돼 있지만 그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신용평가체계는 미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실제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이나 영세 자영업자보다는 담보확보가 용이한 부동산업자나 임대업자에게 대출이 쏠리는 문제가 있었다.

금융위는 개인사업자 CB사를 도입하면서 신용카드사에게도 겸영을 허용키로 했다. 카드사는 가맹점별 상세 매출내역이나 사업자 민원·사고이력 정보 등을 보유하고 있어 개인사업자의 성장성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카드 수수료 개편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단 카드사가 개인사업자 CB를 겸하면서 불건전영업행위를 벌일 수 없도록 관련 규제도 마련한다. 예컨대 상거래관계 유무에 따른 차별이나 CB사 또는 계열사의 상품·서비스 구매를 강요하는 행위 등이 해당된다.

금융위는 개인사업자 및 비금융정보 CB사 도입을 계기로 CB산업의 진입규제도 전반적으로 정비한다.

【서울=뉴시스】개인사업자 CB 도입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서울=뉴시스】개인사업자 CB 도입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CB업을 업무 대상에 따라 ▲개인CB(개인신용평가업) ▲개인사업자CB ▲기업CB(기업신용조회업)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업무내용이 다양한 기업CB업은 다시 기업정보조회업, 기업신용등급제공업, 기술신용평가업(TCB) 등으로 세분화해서 최소 자본금 요건과 금융권 출자의무를 달리 적용키로 했다.

CB사에 빅데이터 관련 업무도 허용한다. CB사는 양질의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고 데이터 분석·관리 역량이 높아 관련 업무 수행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CB사에게 ▲가명·익명정보의 이용·제공 ▲빅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데이터 관련 솔루션 및 소프트웨어(S/W) 개발·판매 업무 등을 허용함으로써 해외처럼 CB사가 소상공인 마케팅 전략 수립이나 상권분석, 다양한 대출모형 개발 등 데이터 기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확한 신용평가를 위해 필요한 정보의 금융권 공유 확대도 추진한다. 기존에 금융권에 공유되지 않았던 대부업 정보나 보험약관대출 정보 등을 전 금융권에 공유함으로써 금융정보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부업 정보 같은 경우 금융권에 공유되지 않아 대부업권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넘어 은행권 대출이 가능한 문제가 있었다.

CB산업의 규제완화에 상응하는 책임성 강화 조치도 실시된다. CB사의 지배주주 변경승인, 임원 자격요건 등 지배구조 규율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다.

특히 개인신용등급을 산정하는 개인 CB사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책임성이 요구되는 만큼 '최대주주 자격심사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이 제도는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명에 대해 2년마다 금융관련법과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 여부를 심사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의결권 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또 신용정보원에 설치된 '개인신용평가체계 검증위원회'를 통해 CB사들로부터 신용평가체계의 타당성과 적정성에 대한 심의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은 이날 당정 협의에서 논의된 이른바 '개인정보 보호 3법(개인정보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중 신용정보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대표발의)을 통해 법제화될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올해 안에 신용정보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며 야당도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6개월 후 시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통과할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는 개정안이 효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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