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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틀넥·청바지 이웅열 "내가 떠나야 변화·혁신 시작"

등록 2018.11.28 14: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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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걸림돌" 퇴임사 읽다 눈물도

갑작스럽 발표에 직원들 놀라…'감동·섭섭'

"창업, 구상하고 있는 것 있어…말할 단계 아냐"

【서울=뉴시스】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자신의 퇴임을 밝힌 뒤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이날 "내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8.11.28. (사진=코오롱그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자신의 퇴임을 밝힌 뒤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이날 "내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8.11.28. (사진=코오롱그룹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오늘 내 옷차림이 색다르죠?"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One&Only) 타워.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해 열린 '성공퍼즐세션'이 끝나갈 무렵 청바지와 검은 터틀넥 차림의 이웅열 회장이 예고 없이 연단에 올랐다.

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캐주얼한 복장으로 연단에 오른 이 회장은 "지금부터 제 말을 들으면 왜 이렇게 입고 왔는지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사퇴를 알리는 서신을 읽어내려갔다.

이 회장은 "새해 밑 그림을 그리고 있을 여러분에게 저의 한 가지 결심을 알리려 한다"며 "저는 2019년1월1일자로 코오롱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며, 대표이사 및 이사직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직원들은 웅성거렸다. 하지만 이 회장은 "여러분들에게 '회장님'으로 불리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라며 준비한 서신을 담담히 읽었다.

【서울=뉴시스】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자신의 퇴임을 밝히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이날 "내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8.11.28. (사진=코오롱그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자신의 퇴임을 밝히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이날 "내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8.11.28. (사진=코오롱그룹 제공) [email protected]

그는 "1996년 1월 제 나이 마흔에 회장 자리에 올랐을 때 딱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고, 나이 60이 되면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자고 작정했다"며 "이런저런 이유로 3년이 더 흘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며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가겠다.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밖에서 펼쳐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그룹 경영을 책임져야 했던 책임감의 무게와 세대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 동안 그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입을 앙 다물었다. 이빨이 다 금이 간 듯 하다"며 "여태껏 턱이 빠지지 않은 게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자신의 퇴임을 밝히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이날 "내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8.11.28. (사진=코오롱그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자신의 퇴임을 밝히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이날 "내년 1월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8.11.28. (사진=코오롱그룹 제공) [email protected]

이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카. 공유경제와 사물인터넷 등 산업 생태계 변화를 언급하며 "불현듯 '내가 바로 걸림돌이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며 "제가 떠남으로써 우리 변화와 혁신의 빅뱅이 시작된다면 제 임무는 완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웅열 회장의 갑작스런 퇴임 소식에 직원들이 크게 놀랐다"며 "감동을 받은 직원도 있고, 섭섭해하는 직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3년 전에 퇴임하려고 했는데 좀 늦어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에 대해서는 "구상하고 있는 게 있는 데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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