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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상]'얼어붙은 경기' 괜찮을까…금리인상 영향은?

등록 2018.11.30 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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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강' 우려 고조 속 한은, 1년 만에 금리인상

금리 지금 올릴 필요 있었나? 경기위축 우려 목소리

한·두번 인상 경제 충격 줄 정도 아니라는 견해도

[한은 금리인상]'얼어붙은 경기' 괜찮을까…금리인상 영향은?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30일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금리인상 카드를 전격 꺼내들었지만 '타이밍'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경기 하강 우려가 높아진 시점에 금리인상이 단행됐기 때문이다.

그간 빠른 속도로 불어난 가계빚,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상 부담에도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국내 고용·투자 쇼크 등 각종 변수에 한은은 금리인상 시기를 미루고 또 미뤘다. 그러다 가계빚은 어느덧 1500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한·미 금리차가 1.0%p까지 벌어질 위기를 목전에 두고 나서야 금리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한은이 금리인상 타이밍을 재고 있는 사이 각종 경기지표는 부진세를 그렸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8.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내려간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97.9)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4포인트 내려가 지난 6월부터 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국내총생산(GDP)갭도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실제 경제 성장세가 잠재 GDP를 밑돌 만큼 경기가 침체돼있다는 뜻이다.

[한은 금리인상]'얼어붙은 경기' 괜찮을까…금리인상 영향은?


 한은의 전망만 보더라도 경기 하향세는 뚜렷하다. 올초까지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3.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7월 2.9%로 떨어지더니 최종적으로 2.7%로 하향 조정됐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8%에서 2.7%로 내려간 상황이다. 만약 올해 성장률이 전망치대로 나올 경우 지난 2012년(2.3%)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게 되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지금 금리를 꼭 올릴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통상 금리인상은 경제 주체들의 빚 부담을 가중시켜 내수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가뜩이나 지금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의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이달 91.6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91.5)이후 2년4개월만에 최저치였다.

한 두차례 금리인상이 곧바로 소비·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 상황만 놓고 본다면 이번에 금리를 올릴 여건은 아니었다고 본다"며 "실질적으로 금리인상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하지만 금리인상이라는 팩트 자체가 (민간에) 주는 부담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리인상이 국내 경제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문제였다면 금리가 낮았을 때 기업들의 투자도 잘 됐어야 하는게 맞다"며 "이번 금리인상이 국내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인상이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내수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분명히 있겠으나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소폭의 인상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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