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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청문회…'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집중포화(종합2보)

등록 2018.12.04 22: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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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부동산 탈루·군 면제·캐비닛 문건 '맹공'

공무원 배석 놓고 논쟁…정성호 위원장 중재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위원후보자(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 인사청문회에서 홍남기 후보자가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18.12.04.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위원후보자(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 인사청문회에서 홍남기 후보자가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email protected]

【세종·서울=뉴시스】변해정 이재우 강지은 위용성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송곳 검증이 이뤄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한 홍 후보자의 소신을 확인하는데 주력했다.

배우자의 경기 평촌대림아크로타워 오피스텔 월세수입 축소 신고 의혹과 박근혜정부 청와대 '캐비닛 문건' 작성 인정, 행정고시 합격 후 만성간염으로 현역병 입영 면제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있었지만 공세 수위는 높지 않았다.

기재부 공무원들의 배석을 놓고 여야 간 입씨름도 벌어졌지만 정성호 기재위원장의 중재로 상황을 모면했다.

◇여야 "소득주도성장 보완·원톱 지휘" 한목소리…홍남기 "職 걸겠다"

첫 질의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소득주도 성장의 공과를 따져 묻자 홍 후보자는 "그간 안전망을 보강해주는 작업을 공들여 하지 않았나 싶다. 일자리 부분은 성과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부총리 교체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달라지냐"며 소득주도 성장 보완과 혁신성장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홍 후보자는 수긍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 심사를 앞두고 비정상적인 교체가 이뤄진데다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투톱'으로 지휘한 경제정책을 '원톱' 체제로 끌어가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과 박명재 의원의 잇단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취임 후 소신껏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한다는 취지로 같은 당 이종구 의원은 "시중에선 부총리가 '청와대 바지사장'이라고 한다", 김광림 의원은 "역사에서는 이기고 자리 보전에서 지는 부총리가 돼야 한다"라고 각각 언급했다. 바미당 김성식 의원은 저(低)생산성과 저성장 상황에서 과거처럼 가시적인 경제정책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들어 "요즘은 부총리하기 참 어려운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기 경제팀에서 불거졌던 '부총리 패싱 논란'의 재현 우려가 나오자 "경제 문제에 대해선 경제부총리가 경제팀장이며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도 협조하겠다"고 했다. "패싱이 반복되면 (청와대에) 항의해도 (부총리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직을 던질 각오가 돼 있냐"는 한국당 추경호 의원의 질의에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청문회 모두발언과 국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답변서를 보면 1기 경제팀의 정책 추진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에는 "1기팀이 1년 반 가량 새로운 정책 프레임을 안착시키는 데 굉장한 노력을 했지만 성과가 더디고 실질 경제지표가 악화된 것은 가슴 아프다"며 가시적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뜻을 피력했다.

여당은 홍 후보자의 정책 기획력과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고 방어막을 쳤다.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이 시대 우리 젊은이들에게 '괜찮아, 해낼 거야!'란 희망사다리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홍 후보자의 이날 모두발언 문구를 인용하며 "괜찮아, 홍남기가 있잖아"라고 했고, 같은 당 김정우 의원은 방탄소년단 앨범 수록곡 '쩔어' 가사인 "난 육표가 좋으니깐 6포 세대"를 읊으면서 취임 후 청년 문제 해소를 위해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위원후보자(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 인사청문회에서 홍남기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2.04.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위원후보자(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 인사청문회에서 홍남기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만성간염 軍면제' 논란엔 홍남기 "모욕감 느껴"

지난해 박근혜정부 청화대 '캐비닛 문건'을 작성했다고 언론을 통해 인정한 것에 대해 "동료로서 의리가 없다"는 야당의 질책이 쏟아졌고, 홍 후보자는 "거짓말을 할 수 없어 그대로 인정한 것 뿐이며 그렇게 지적한다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청문회 내내 개인 신상 문제를 꼬집는 의원들도 있었다.

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홍 후보자의 배우자가 2007년 재산증식용으로 취득한 경기 안양의 66㎡(약 20평) 규모 오피스텔 월세 수입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 제기와 함께 국세청 신고 내역을 제출해줄 것을 독촉했다. 홍 후보자는 "2억3400만원 정도로 구입한 후 보유 기간의 80~90%는 전세(를 내줬)고 나머지 2년 가량 45만원의 월세를 받은 것으로 확실히 기억한다. 국세청 신고 내용을 확인해보겠지만 (재산 증식용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병역 면제 추궁도 이어졌지만 홍 후보자는 "굉장한 모욕감을 느낀다. 1981~1983년 첫 신체검사때 폐결핵 판정을 받았고 당시 간염 치료제가 없어서 간 보호제만 먹었다. 1985년 현역 처분을 받았지만 간 항원이 또 발견돼 건강진단서를 제출해서 병무청 판단에 따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만성간염 환자의 공무원 채용이 제한됐다는 주장에는 "비활동성 간염이어서 공무원 채용이 가능했다. (질환으로) 휴직 신청을 한 적이 없고 공무원을 그만 둘 사안도 아니였다. 병역상 검사 기준과 공무원 채용 기준은 달랐다"고 반박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기재부 공무원들의 배석을 놓고 여야 간 실랑이도 벌어졌다.

야당이 유일호·최경환 전 부총리의 청문회 당시 13명씩 배석한 사례를 들며 최소한의 행정 지원만 가능해 기재부 공무원들의 퇴장을 강하게 요청했다. 이에 홍 후보자는 "그간 12~13명이 배석해왔다. 추후 (또다른) 관례로 (남게)될까 걱정되는 것 말고는 사실 배석하지 않아도 된다. 보조 없이도 답변할 수 있다"고 나섰지만 정 위원장이 "논쟁하는 게 부끄럽다"며 중재해 마무리됐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됐다. 홍 후보자는 마무리 인사에서 "성실히 답변하려고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날카로운 정책 혜안과 조언은 크게 와닿는다. 저를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고 했다.

기재위는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다음 회의로 미뤘다. 정 위원장은 "보고서 채택은 여야 간사단의 합의로 오늘 하지 않기로 했다. 내일(5일) 오후 4시 전체회의를 개최해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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