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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자치구 경쟁 과열 우려

등록 2018.12.10 06:30:00수정 2018.12.10 09: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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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선정절차 약속·승복문제 합의 필요

이글스파크(사진=뉴시스DB)

이글스파크(사진=뉴시스DB)

【대전=뉴시스】조명휘 기자 = 대전시의 한밭야구장을 대신할 새 야구장을 짓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사업을 두고 자치구간 경쟁 과열 우려가 일고 있다.

애초 이 사업이 허태정 대전시장의 민선7기 공약사업으로 급작스레 추진된 측면이 있는데다 각 구청들도 뒤늦게 숟가락 얹기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일부 자치구의 TF팀 구성을 비롯한 행정력 투입과 서명운동 움직임 마저 예상되고 있어 갈등에 따른 사업지연 가능성마저 나온다. 

내년 상반기중 신축 후보지가 공개될 경우 탈락 자치구의 강력한 반발도 점쳐진다. 시장 후보시절 공약을 발표할 당시 후보지를 압축해 제시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서구 제외한 4개구 눈독들이며 후보지 난립 

9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달 21일 용역착수 보고회를 열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후보지에 대한 결정이 모아지면 2020년 중앙투자심사와 공유재산 관리계획변경 동의안을 처리한 뒤 2021년 기본설계 용역에 들어간다.

2022년 공사에 착수해 2024년까지 마무리하게 되면 2025년 부터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는 새 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한화이글스의 홈 경기장으로 사용중인 한밭야구장은 1964년 준공돼 전국 프로야구 구장 가운데 시설이 가장 열악하다. 2012년 리모델링을 통해 시설을 개선하고 관중석을 늘렸지만 좌석수가 1만3732석으로 가장 적다. 때문에 신축결정엔 최근 다른 지자체가 잇따라 새 구장을 지은 것도 고려됐다.

사업비는 1360억원이 투입된다. 연면적 4만 5000㎡에 관람석은 2만 2000석 내외로, 문화와 예술, 쇼핑이 어우러지는 멀티 스포츠 콤플렉스로 지어진다.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 지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 다만 국비 300억원, 시비 660억원, 민간 400억원 정도로 추정중이다.

허태정 시장은 후보시절 신축부지는 우선 원도심을 중심으로 찾아보겠다고 했다. 단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조성 예정 부지도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원도심을 우선 고려하되 유성구에 예정된 대규모 스포츠타운 부지도 고려대상이라며 폭넓게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실제 용역엔 기존의 한밭종합운동장 철거후 신축, 동구 대전역 선상야구장, 대덕구 신대동 부지, 유성구 서남부타운과 구암역 일원 등이 추가되면서 후보지가 크게 늘었다.

◇ 후보지별 강점과 단점은?

중구는 부사동에 있는 현 야구장 자리에 새 야구장을 짓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허 시장이 베이스볼 드림파크 구상을 밝힌 초창기에 '새 야구장을 현 한밭야구장 부지 일원에 신축하는 제자리 건축방식으로 지을 생각'이라고 말한 만큼 내심 우선권이 있다고 보고 조용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막대한 부지매입비 필요없이 시설 재배치나 신축을 통해 주차시설을 대폭 늘릴 수 있고, 원도심과 옛 충남도청일원의 활성화, 허 시장의 보문산권 관광개발 구상 등을 고려하면 대안이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도시철도를 이용한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 최대 맹점이다. 고질적인 소음과 빛 공해 민원도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장기적으로 유성 서남부스포츠타운과의 기능 조정도 고민이다.

동구는 선상야구장 건립을 내세우고 있다. 120m x 150m 규모의 야구장을 대전역 선로위에 띄워서 건설하는 방식으로 제안 발표이후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부지매입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슬럼화된  대전역 일원의 재개발 효과도 노릴 수 있으며, 철도를 통한 원정팬과 관광객 유입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하루 250회의 KTX와 열차가 지나기 때문에 하루에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4시간여에 불과해 공기가 크게 늘어나고, 기술적 안전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소 예상치 않게 가장 늦게 유치의지를 밝히고 나선 대덕구는 신대동 회덕JC 일원 23만㎡ 부지를 야구장과 복합문화시설로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당 평균 8만원에 불과해 부지매입비가 460억원이면 충분하고, 2023년 회덕 IC 신설과 2024년 충청권 광역철도망 1단계 사업이 끝나 세종시와 청주시의 관중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대전시 중심권과 상당히 떨어져 있어 접근성과 활용도 면에서 의문이 있고, 야구장으로 통하는 천변도시고속화도로의 극심한 체증 가능성은 선결과제다.  

유성구는 구암역 인근과 용계동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등 후보지가 2곳이나 된다.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조성사업은 대전시의 장기 숙제로 역대 시장들부터 야구장 이전이 꾸준히 검토돼 왔었고, 대규모 유성복합터미널이 조성되고 지하철과 BRT, 유성IC가 있는 구암역 일원은 세종, 공주, 논산 등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와 높은 지가 등이 걸림돌이고, 허태정 시장이 유성구청장 출신이라는 정치적 배경이 오히려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대전=뉴시스】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위한 현장점검차 이글스 파크를 찾은 허태정 대전시장(사진=뉴시스DB)

【대전=뉴시스】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위한 현장점검차 이글스 파크를 찾은 허태정 대전시장(사진=뉴시스DB)

◇ 사후갈등 해소 문제에 집중해야
 
야구장 신축에 대해선 시민들의 공감대는 충분히 숙성됐다는 평가가 많다. 올해 한화 이글스의 리그 성적 향상과 뛰어난 관중동원실적에 고무된 시민들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고, 시장 후보군 등 정치권의 강력한 밑받침도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고, 여파가 5개 자치구 전역에 미치는 대형사업인 만큼 속도감 있는 추진 못지 않게 사업지 선정절차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특히 대전시와 자치구 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후보지 결정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승복문제에 대한 사전합의를 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차기 총선 정국에서 야당의 강력한 공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고, 탈락지역의 민심이반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대전시의원은 "애초 후보지를 1~2곳으로 압축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 후보지는 4개구에 걸쳐 있는데 딱 한 곳에만 야구장이 들어설 수 밖에 없다. 탈락지역 주민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자칫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될 수 있으니 사전에 투명한 행정절차 진행을 약속하고 결과 발표에 깨끗이 승복하는 것을 단체장들이 공개 약속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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