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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1쌍당 1명도 안 낳아…소득 높을수록 '無자녀' 비중↑

등록 2018.12.1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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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7년 신혼부부 통계' 발표

신혼부부 37.5%가 자녀 없어…평균 출생아 수 0.78명

소득 높을수록 출산에 소극적…맞벌이일때 두드러져

"전문직·고임금 직종 종사자, 출산 기회비용 비교적 커"

맞벌이 부부, 가정 양육보다 어린이집 맡기는 경우 多

신혼부부 1쌍당 1명도 안 낳아…소득 높을수록 '無자녀' 비중↑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를 낳지 않은 부부의 비중이 전체의 40%에 가까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의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를 낳지 않은 비중은 높았고 평균 출생아 수는 1명에 미치지 못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7년 신혼부부 통계'를 보면 초혼 신혼부부 110만3000쌍 중 지난해 11월1일 기준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41만4000쌍으로 전체의 37.5%를 차지했다.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비율은 1년 전(36.3%)에 비해 1.2%p 늘어났다. 1~2년차 부부를 제외하고 3~5년차 부부만 따질 경우 미출산 비중은 21.8%로 낮아진다. 혼인 연차가 낮을수록 자녀가 없는 부부가 더 많다는 얘기다.

초혼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78명이다. 신혼부부당 1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얘기이며, 1년 전(0.80명)보다도 줄어들었다. 평균 출생아 수는 2년차 부부가 0.53명으로 가장 작았으며 3년차(0.80명) 부부도 1명이 채 안 됐다. 4년차와 5년차는 각각 1.03명, 1.24명으로 1명을 간신히 넘겼다.

부부의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 출산 비중은 작았다. '무(無)자녀' 비율은 신혼부부의 소득 구간이 1억원 이상일 때 4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 7000만~1억원 미만에서 42.9%, 5000만~7000만원 미만에서 40.1%, 3000만~5000만원 미만에서 34.4%, 1000만~3000만원 미만에서 33.6%, 1000만원 미만에서 33.1%로 각각 집계됐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야 아이를 낳을 여력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출산과 함께 아내가 경제활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 중 자녀를 둔 비율은 56.3%로 그 반대의 경우(68.9%)보다 낮았다.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 비율을 봐도 전체의 56.7%로 외벌이 부부(68.0%)보다 낮았다. 평균 출생아 수도 맞벌이 부부가 0.70명, 외벌이 부부가 0.86명으로 집계됐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소득이 높을수록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맞벌이 부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며 "아이를 낳으려면 부부 둘 중 한 명이 희생해야 하는데 여성들이 출산과 더불어 경제활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맞벌이 부부의 경우 전문직이나 고임금 직종에 종사하고 있을 경우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생겼을 때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게 느껴진다"고 부연했다.

평균 출생아 수 역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할 경우 0.69명, 하지 않을 경우 0.88명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모든 소득 구간에서 외벌이 부부보다 낮았으며 역시 소득 구간이 높아질수록 감소했다.
신혼부부 1쌍당 1명도 안 낳아…소득 높을수록 '無자녀' 비중↑

주택을 소유한 부부일수록 자녀를 출산한 비중이 높았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 중 자녀를 출산한 비율은 67.0%였고 무주택 부부의 경우 이는 59.0%로 낮았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85명으로 무주택 부부(0.73명)보다 높았다.

초혼 신혼부부의 자녀 중 만 5세 이하 영·유아는 총 85만7450명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보육 형태를 보면 가정 양육이 47.7%(40만9000명)로 가장 높았다. 다만 1년 전보다는 3.1%p 감소했다. 어린이집(46.0%)에 맡기는 비율도 가정 양육에 준하는 만큼 컸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외벌이 부부보다 어린이집 보육 비중이 9.7%p 높았다.

아내의 연령별로 보면 50세 이상 초혼 부부에서 자녀가 없는 부부가 78.3%에 달했다. 19세 이하(65.7%) 연령대에서도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유(有)자녀 비중은 30대에서 66.6%로 가장 높았고, 20대(54.4%), 40대(48.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평균 출생아 수도 30대에서 0.84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20대(0.67명), 40대(0.59명), 50세 이상(0.38명), 19세 이하(0.37명) 순이었다.

혼인 후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를 낳는 경향이 나타났다. 임신과 출산 기간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녀를 출산한 부부의 비중은 혼인 1년차 중 32.2%에 불과했던 반면 2년차 부부에서 59.4%, 3년차 부부에선 71.5%로 늘어났다. 평균 출생아 수를 봐도 1년차엔 0.23명이었던 것이 2년차엔 0.57명, 3년차엔 0.80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혼인 건수 감소 추세에 따라 지난해 전체 신혼부부 수는 총 138만쌍으로 1년 전(143만7000쌍)에 비해 4.0% 줄었다. 이 중 부부 모두 초혼인 경우는 80.0%(110만3000쌍), 부부 중 1명 이상이 재혼인 경우는 20.0%(27만5000쌍)로 조사됐다.

신혼부부 통계는 저출산 관련 주요 정책 수립 등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2016년부터 작성되고 있다. 매년 11월1일 기준 혼인 신고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부부 중 혼인 관계를 유지 중이며 부부 중 1명 이상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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