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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 할머니 구조…'스리랑카 의인'에게 영주권 준다

등록 2018.12.1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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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명·재산 보호 기여 공로 인정 첫 사례

보건복지부, 의상자 인정…LG의인상도 수상

법무부, 민·관 협의 거쳐 영주자격 변경 허가

불길 속 할머니 구조…'스리랑카 의인'에게 영주권 준다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지난해 2월 경북 군위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불길 속으로 들어가 독거 할머니를 구조한 스리랑카인에 대해 법무부가 영주권을 부여한다. 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에 크게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서 영주자격을 부여받은 첫 사례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는 지난 13일 참석 위원 전원 만장일치 의견으로 스리랑카 국적 니말(39·영문 Nimal)씨에게 대한민국에서 영주할 수 있는 자격(F-5)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니말씨는 지난 2011년 비전문취업(F-9) 자격으로 입국해 지난 2016년 7월 체류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출국하지 않고 불법 체류 중이었다.

니말씨는 지난해 2월 전북 군위군 소재 한 농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불이 난 주택으로 뛰어 들어가 집 안에 있던 할머니를 구했고, 이 과정에서 머리와 폐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생명을 구한 공로로 니말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이는 불법체류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의상자로 인정된 사례다. 니말씨는 이에 앞서 LG복지재단으로부터 'LG 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불법체류 중인 니말씨가 인명구조 중 입은 화상 등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 6월 범칙금 면제 조치와 함께 기타(G-1) 자격으로 니말씨 체류자격 변경을 허가했다.

그러나 기타 자격의 경우 취업 활동 및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등 안정적인 체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실태조사 등을 거친 뒤 니말씨에 대한 영주자격 변경 허가를 추진했다.

법무부는 민·관 위원으로 구성된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에 니말씨 영주자격 변경 허가 승인 신청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협의회는 니말씨가 형사 범죄에 전혀 연루된 사실이 없는 점,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의상자로 지정된 점, 체류 실태가 건전한 점 등을 고려해 영주자격 변경을 허가했다.

법무부는 오는 18일 오전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니말씨에게 영주자격 수여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수여식에는 니말씨와 구조된 할머니의 가족, 주한스리랑카대사관 관계자 및 경북 군위군청 군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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