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의선표 인사로 본 현대차 미래 청사진은?

등록 2018.12.16 05:52: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IT보다 더 IT처럼'…조직문화 혁신 시동

제조업 넘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업체로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6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제 1회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 현대차그룹 주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무공해 사회 구현과 지속가능 성장'을 주제로 진행됐다. (사진 = 현대차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6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제 1회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 현대차그룹 주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무공해 사회 구현과 지속가능 성장'을 주제로 진행됐다. (사진 = 현대차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난 12일 부회장·사장단 인사는 3세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로 정몽구 시대를 이끌던 가신그룹이 다수 이선으로 물러나고 정 부회장의 청사진을 실현할 '키맨'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특히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과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 사장은 정의선 부회장의 오른팔과 왼팔 역할을 하며 그룹에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IT보다 더 IT처럼" 조직문화 혁신

알버트 비어만 사장의 연구개발본부장 발탁은 "IT 기업보다 더 IT기업 같은 기업이 돼야 한다"고 밝혀온 정의선 부회장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IT·전자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에 드라이브를 걸어온 정의선 부회장은 평소 "현대차그룹은 의사결정 속도, 방법 등에서 고쳐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말해왔다. 그는 "유럽, 미국처럼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성과가 안 나와도 용인되는 문화가 정착되면 더 나은 기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소 적극적 소통과 협업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본부의 일하는 방식 변화를 주도해온 비어만 사장이 사상 최초 외국인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발탁된 이유 역시 정 부회장의 이같은 생각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비어만 본부장은 2014년 말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의선 부회장이 BMW에서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부사장으로 영입돼 입사 3년만인 올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합류 후 신차 성능 개선에 크게 기여했으며, 고성능차 'N' 브랜드의 성공적 시장 진입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어만 본부장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등 혁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새로운 연구개발 조직문화 정착을 이끌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 유럽, 인도, 중국 등 글로벌 현지 R&D 조직들과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촉진해 연구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제조업 넘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업체로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사장의 승진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을 위한 정 부회장의 포석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9월 인도 뉴델리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의 밸류 체인이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 공유경제 확산 등에 따라 크게 재편됨에 따라 현대차가 제조업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정 부회장의 생각이다.

지영조 사장은 정 부회장이 강조한 '스마트 모빌리트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에 앞장서며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에 대한 핵심과제 수행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 사장은 브라운대 기계공학 학사·석사, 응용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엑센츄어·맥킨지·AT&T 벨 연구소 등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기획팀장(부사장)을 맡았던 인물로, 현대차그룹 영입 2년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지 사장이 맡고 있는 전략기술본부는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 온 핵심 조직으로 꼽힌다. 전략기술본부는 정 수석부회장이 수차례 강조해 온 ‘열린 회사’를 만들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구축을 통한 혁신 기업과의 협업, 인재 영입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사업 분야도 개척하고 있다.

◇정진행 부회장, '정의선 시대' 마중물 연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는 정진행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재계 관계자들은 정진행 부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등 경영승계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현대건설에 배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3세 경영승계라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서 그룹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정진행 부회장을 현대건설로 그냥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