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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초점]2018 동계올림픽 그후, 평창·강릉 국제대회 없다···왜?

등록 2018.12.17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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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아이스아레나

강릉 아이스아레나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동계스포츠의 계절이 다시 왔다. 그러나 평창과 강릉의 올림픽 경기장들은 '애물단지'가 돼버렸다.

평창올림픽을 치르는 데 사용된 경기장은 12곳이다. 이 가운데 6개 경기장을 새로 지었고, 나머지 6개 경기장은 기존의 시설을 보완해 사용했다. 경기장을 새로 짓고, 보완하는 데 1조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갔다.

이 경기장들의 사후 활용 방안은 평창올림픽 개막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개막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는 평창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할 때마다 준비가 잘 되고 있다면서도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을 걱정했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올림픽 때 사용된 경기장 대부분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국제대회 유치지만, 이렇다 할 국제대회도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18~2019시즌 올림픽을 치른 경기장에서 국제대회가 열리는 종목은 스키뿐이다. 12월 중순 크로스컨트리 극동컵, 내년 2월 초·중순 알파인 스키 극동컵, 2월 중순 스노보드 월드컵 등 국제스키연맹(FIS) 대회가 열린다.

빙상의 경우 올해 12월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와 내년 1월 말 세계주니어쇼트트랙선수권대회를 유치하려 했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내부 사정으로 취소됐다. 이 마저도 평창올림픽 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 종목 경기가 열린 강릉 아이스 아레나가 아닌 서울 목동빙상장으로 유치한 것이었다.

빙상연맹은 2020년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와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를 국내 유치할 계획이지만, 역시 서울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아이스 아레나라는 시설을 놓고도 서울 개최를 추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는 내년 5월부터 운영 주체가 강릉시로 이관돼 강릉실내체육관으로 사용된다.

빙상 전용 경기장이 아니어서 대회를 치르려면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필요한데, 지자체 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또 내년 5월에나 강릉시가 운영 주체가 되므로 현재로서는 대회 개최를 위한 제반 요건을 협의하기가 쉽지 않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아 국제대회 유치 추진을 논의할 대상 자체가 없는 탓이다.

평창올림픽 썰매 종목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도 마찬가지다. 운영 주체를 정하지 못해 잠정 폐쇄된 상태여서 대회 유치를 논의할 수도 없다. 관리 비용의 국·도비 부담 비율도 정해지지 않았고, 정부 예산마저 줄었다.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의 얼음을 얼릴 2억원이 없어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평창에서 한 번도 훈련하지 못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국내에 번듯한 경기장이 생겨 국내에서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했지만,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정부 차원에서 평창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예산 지원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후 중단되면서 경기장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정부 차원에서 존치를 결정한만큼 예산을 지원하고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정부는 지자체 운영이 원칙이라는 자세만 고수하고 있다.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평창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을 때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열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동계스포츠 불모지로 여겨지는 아시아에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 평창이 아시아 동계스포츠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평창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평창이 동계스포츠 허브이자 메카로 발돋움하려면 국제대회가 활발하게 열리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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