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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함원식 교수 "방광암 환자들의 희망 '면역항암제' 급여혜택 늘려야"

등록 2018.12.16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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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

방광암 60대이상 고령층·남성 발병위험 높아 주의해야

"면역항암제 부작용 없고 효과있어…1년간 치료 지속"

【서울=뉴시스】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가 지난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2.15.(사진= 뉴시스DB)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가 지난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2.15.(사진= 뉴시스DB)[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방광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방광암은 5년 상대생존율(같은 연령대 일반인과 비교한 5년간의 생존율)이 약 75%로 높은 수준이지만, 재발률이 60~70%에 달하고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가장 공격적인 암이다. 환자 10명 중 8명이 60대 이상으로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 위험도가 3~4배 높다.

치료제 개발이 더뎠던 방광암 영역에서 최근 인체 면역세포의 활성을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인 면역항암제가 30년 만에 등장해 일상 생활을 유지하며 방광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방광암 치료의 획기적인 전환을 맞아 20년간 비뇨기계 종양의 진단·치료·수술·연구 분야를 이끌어온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를 만나 방광암 치료 현황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함 교수는 지난 1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진료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면역항암제를 맞는 환자들을 보면 정해진 용량을 조절 없이 맞아도 대체로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효과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해외 연구에 따르면 면역항암제로 치료 받는 환자 중 10% 내외는 암세포가 거의 다 사라진 상태에 도달했고 1세대 항암제에 비해 치료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 교수에 따르면 말기 방광암 환자들에게 정상세포보다 분화속도가 빠른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한 1세대 항암제인 화학항암제를 쓰면 치료 초기에 효과가 좋은 것 같지만 결국 재발하고, 약도 독해 권장 용량으로 투여할 경우 버텨내지 못하는 고령 환자들에게는 치료 효과가 떨어질 것을 감안하고 일반적으로 용량을 70~80% 줄여 투여할 수 밖에 없다.

반면 면역항암제로 치료한 환자의 경우 치료 과정에서 큰 부작용이 없었고 치료 효과도 확인됐다. 그는 1년 가까이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59세 여성을 예로 들면서 "올해 4월부터 3주에 한 번씩 현재까지 33주째 면역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 중인데, 다행히 폐나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지 않았고 위중한 부작용 없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치료 반응이 유지되고 있어 1년 가까이 치료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앞서 이 환자는 3기 진행성 방광암으로 진단 받았고 로봇을 이용한 수술과 보조 항암치료를 진행했지만 골반 림프절로 재발돼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했는데 면역항암제가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준 셈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께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가 들수록 방광이 흡연 등에 따른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발광암 발생 위험도 그만큼 증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은 43.7%로, 노인 빈곤율도 높아 치료 기간이 길고 재발이 잦은 방광암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면역항암제의 보험급여 적용 기간이 짧아 방광암 환자들은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면 환자 본인 부담은 전체 약값의 5%인 11만원대로 줄어들지만, 급여 대상이 아닐 경우 3주마다 260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해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

그는 "면역항암제의 급여 적용 기간이 1년인 데다 국내외에서 방광암 면역항암제 치료 경험이 짧다 보니 면역항암제의 적정 투여 기간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일단 치료 효과가 지속되면 급여를 1년 더 연장 신청할 수 있어 환자가 급여 혜택을 받으면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치료 과정의 고민을 털어놨다.
【서울=뉴시스】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가 지난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2.15.(사진= 뉴시스DB)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가 지난 1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2.15.(사진= 뉴시스DB)[email protected]

국내에서 보험 혜택을 받으면서 면역항암제를 치료할 수 있는 환자의 규모는 말기암 기준으로 대략 어느 정도될까. 함 교수는 "방광암 면역항암제 치료에 급여가 도입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정확한 분석이 나오진 않았지만, 현재 3~4기 방광암 2차 치료 환자 중 30% 정도(보험 급여 기준)가 해당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개별 의료기관의 경험에 따르면 15% 정도 만이 급여 기준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환자들의 경우 되도록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의 기회를 주곤 있지만 임상연구에 참여하려해도 기준이 까다로워 결국 치료 비용 때문에 면역항암제 치료의 기회를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정부가 적어도 2차 치료까지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방광암을 좀 더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함 교수는 말기 방광암 환자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면역항암제는 기존에 치료 자체가 불가능했던 고령 환자들에게 더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항암 치료를 중단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줄여 환자의 치료 편의성도 높였습니다. 말기 환자일지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길 바랍니다."

◇함원식 교수는

연세대 의대 졸업, 연세대 대학원 의학과 석·박사, 연세대 의대 비뇨기과학교실 임상연구조교수(2008~2009), 연세대 의대 비뇨기과학교실 조교수(2009~2016), 미국 존스 홉킨스 병원 연수(2015~2016), 연세대 의대 비뇨기과학교실 부교수, 대한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정회원, 대한전립선학회 정회원, 미국비뇨기과학회 회원, 유럽비뇨기과학회 회원, 대한비뇨기계 기초의학연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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