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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제주 4·3 수형인 재심 공판서 '공소기각' 요청

등록 2018.12.17 19: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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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제주지법 201호 법정서 재심 결심 공판 열려

변호인 "검찰이 불법 인정하고 사실상 무죄 구형"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7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4·3 수형인 재심 사건 청구인들이 공판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2.17.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7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4·3 수형인 재심 사건 청구인들이 공판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2.17.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70년전 공소장도 없이 군사재판에 회부돼 옥살이를 했던 제주 4·3 생존자 재심에서 검찰이 재판부에 공소기각을 요청했다.

검찰은 17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제갈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제주 4·3 수형인 재심 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재심 재판이 확정된 4·3 수형인 피해자에 대한 공소장을 특정하지 못했다. 4·3 수형인에 대한 기록은 지난 1948년 12월 및 이듬해 7월 수형인명부, 범죄수사경력회보, 군집행지휘서, 감형장 등의 문서만 일부 남아있다.

당시 계엄상태에서 행해진 군사재판에서 4·3 수형인들은 공소장 없이 형을 선고받고 징역살이에 처해졌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옥사하고 총살당하는 등 행방불명됐지만, 청구인들은 가까스로 살아남아 70년만에 법원의 재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7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에서 결심 공판을 끝낸 4·3 수형인 피해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8.12.17.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7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에서 결심 공판을 끝낸 4·3 수형인 피해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8.12.17. [email protected]

그동안 재판을 심리한 제갈창 부장판사는 검찰 측에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특정을 요구해 왔다.

검찰은 공판을 속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진술을 기초로 공소사실을 특정했지만, 제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지만 원래 공소사실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공소장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정에 출석한 김평국(88) 할머니는 최후진술을 통해 "그동안 재판을 받으면서 동네사람들이 물어보면 재판을 받았다고 말을 못했다"면서 "하지만 재심이 결정되고 재판을 받게 되자 내 몸에 묶였던 것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설렜다"고 소감을 말했다.

검찰은 구형에 앞서 A4 3장 분량의 원고를 준비해 그동안 아무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재판을 준비해야 했던 고충을 털어놨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7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4·3 수형인 재심 사건 결심 공판이 끝난 후 임재성(38)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2.17.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7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4·3 수형인 재심 사건 결심 공판이 끝난 후 임재성(38)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2.17. [email protected]

공판검사는 "평생 무슨 이유인지도 모른 채 적법절차에 따른 재판을 받지 못한 것을 한으로 간직한 피고인들에게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하게 보장하고, 그들의 체험과 기억을 역사에 남기기 위한 의미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공판이 끝난 후 재심 재판을 이끌어냈던 임재성(38) 변호사는 취재진 앞에 서서 "오늘 검찰은 재심 청구인 18명에게 사실상에 무죄판결을 내려달라고 한 것이다"면서 "검사가 무죄구형을 한 것과 거의 동일한 구형을 한 것은 당시 재판이 불법적이었음을 자인한 셈이다"고 평가했다.

역사적인 4·3 수형인 재심 선고 공판은 해를 넘긴 1월17일 오후 1시30분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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