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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석탄 가스화 생산 급증으로 경제난 완화" WSJ

등록 2018.12.18 0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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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에서 비용 낮은 전환설비 대거 도입

석유 금수에도 군부 연료 충분…제재 2,3년 버틸 것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중국 정부의 북한산 석탄 수입금지 발표전인 지난달 중국 허베이성 당산항에 마지막으로 수입된 북한산 석탄이 눈에 덮여 야적되어 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는 공고를 통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오는 12월 31일까지 끊겠다고 명시했다. 북한에 석탄 수출은 최대 외화 수입원이다. 그간 '민생 목적인 경우 수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빌미로 해서 북한산 석탄을 들여온 중국이 장기적인 수입 중단에 나서면서 북한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7.02.2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중국 정부의 북한산 석탄 수입금지 발표전인 지난달 중국 허베이성 당산항에  마지막으로 수입된 북한산 석탄이 눈에 덮여 야적되어 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는 공고를 통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오는 12월 31일까지 끊겠다고 명시했다.  북한에 석탄 수출은 최대 외화 수입원이다. 그간 '민생 목적인 경우 수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빌미로 해서 북한산 석탄을 들여온 중국이 장기적인 수입 중단에 나서면서 북한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7.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영진 기자 =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석유를 충분히 수입하지 못하는 북한이 석유를 대신해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을 이용한 합성가스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외교 당국자와 전문가들을 인용 북한의 석탄 가스화는 유엔 제재를 받은 경제를 지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은 비료공장, 제철, 시멘트 공장 등 에너지와 원자재를 석유에 의존하던 공장들에서 석탄 가스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절감된 석유를 북한 군부로 돌려 군대는 연료가 부족하지 않다고 WSJ는 지적했다.

서울대학교에서 북한 경제를 연구하는 피터 워드는 2016년부터 새롭게 강화되고 있는 석탄을 이용한 화학제품 생산 정책이 "영속화되는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의 석유, 비료 및 유기화학제품 수입은 유엔의 제재가 강화되기 전부터 감소해왔다.

WSJ에 따르면,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의 기업들이 북한에 석탄 가스화에 필요한 기술과 전문가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한 회사는 지난 7월 시간당 4만㎥의 합성 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석탄 가스화 설비를 평양 북쪽 산업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생산량은 북한이 최근 몇년 사이 수입한 원유 및 정제 석유 제품 연간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노틸러스 연구소의 북한 에너지부문 전문가 데이비드 폰 히펠은 밝혔다.

북한의 통계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석탄 가스화가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기 힘들다. 최근 석유제품 수입이 75% 감축되는 제재로 북한은 수송 부문 등에서 여전히 석유 부족에 빠져 있다. 

18세기 후반에 개발된 석탄 가스화 기술은 경제적으로 고립된 석유부족 국가들이 생존하는데 활용돼 왔다. 나치 치하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중 석탄 가스화로 생산한 에너지로 탱크와 비행기를 운영했었다. 인종차별로 석유 수입이 제한된 남아프리카공화국도 1980년대 유사한 기술을 활용했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석탄의 가스화 기술로 북한도 상당기간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과 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국가의 일부만이라도 석탄 가스로 지탱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북한경제감시 웹사이트의 공동 편집자인 캇제프 질버슈타인이 밝혔다. 그는 "북한이 최소한 앞으로 2-3년 동안 현재 상태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제재를 통해 경제적 지원을 얻기를 원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계획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올해초 북한에선 제재로 인해 북한의 물가가 오르고 전력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났으며 한국은행은 북한 경제가 지난해 3.5% 축소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 물가와 전력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북한의 농업 및 산업과 건설활동이 기본적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최근 방문객들은 전하고 있다.

북한의 석탄 매장량은 147억톤으로 생산량 상당 부분이 수출됐지만 지난해 제재로 수출이 금지됨에 따라 생산량이 남아 돌고 있다. 

보드앵대학 북한 경제 전문가 브래들리 뱁슨은 2017년 취해진 제재로 인해 "석탄 가스화가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석탄가스화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며 복잡하지도 않다. 높은 압력에서 석탄을 가열하면서 물과 산소를 공급하면 석탄의 화학성분이 "합성가스"로 전환된다. 그러나 이 기술은 석유를 사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널리 활용되지 않다가 최근 중국의 기술 개발로 비용이 낮아진 덕분에 석탄이 풍부한 나라들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2006년 첫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내 최대 비료공장 2곳에 가스화 설비를 건설했다. 201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경제개발을 더욱 강조하면서 가스화 생산설비를 제강제철소에 설치했다.

2016년부터 북한은 미사일과 핵실험을 가속화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석탄을 합성 연료와 플라스틱, 솔벤트 등을 생산하는데 이용되는 메타놀과 같은 전구 화학물질로 바꾸는 기술을 집중 개발했다. 이를 통해 비료와 온실용 비닐 생산을 위한 원자재 생산이 증가하고 식량증산이 이뤄졌으며 강철 합금과 파이프 등의 생산도 증가했다. 이 기술은 소규모 발전소의 전력 생산을 증대하는데도 이용되고 있다고 북한 국영방송이 지난달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회사 허베이 카이웨이는 웹사이트에서 북한 과학 아카데미 소속 당국자 7명이 지난 6월 석탄을 경유 대체물로 사용할 수 있는 메타놀, 암모니아, 디메틸 에테르로 전환하는 회사 설비를 방문했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북한 대표단이 석탄 가스화에 대해 많이 배웠다"면서 카이웨이는 북한의 석탄 가스화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 석탄회사의 자회사인 양메이 화학산업기계주식회사는 평양 북부 산업지대에 들어설 대규모 가스화설비를 제작했다. 설비는 제작이 완료됐으며 현재 수출을 위한 북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관련 소식통들이 전했다.

랴오닝언더엔지니어링컨스트럭션주식회사는 북한 회사와 합작으로 중국에서 가스화 설비를 생산했다. 랴오닝언더사 대표는 북한이 여전히 함께 일하고 있지만 회사 설비를 북한으로 수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세인트페테르부르크일렉트로테크니컬사는 지난해 석탄을 경유로 액화하는 설비를 북한에 공급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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