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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도 故 김용균 추모…'똑같은 헬멧 쓰고 침묵 행진'

등록 2018.12.18 20: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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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동성로 CGV대구한일 앞에 세워진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고 김용균씨 추모 분향소

대구시 중구 동성로 CGV대구한일 앞에 세워진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고 김용균씨 추모 분향소

【대구=뉴시스】박준 기자 이은혜 수습기자 = 태안화력발전소의 작업 도중 숨진 노동자 김용균(24)씨를 추모하는 행사가 18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 CGV대구한일 앞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대구 민중과함께 등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시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김용균씨는 자신이 그토록 갈망한 노동의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며 "노동자가 죽임을 당하는 세상이 아닌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 묵념을 마친 시민들은 "죽음의 외주화 당장 중단하라", "김용균님 사망사고 대통령이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후 동성로 일대 1㎞를 행진했다.

일부 시민들은 김용균씨가 생전에 착용한 것과 비슷한 모양의 공업용 헬멧과 마스크 등을 착용하기도 했다.

특히 추모회 현장에는 오후 4시부터 분향소가 열렸다. 시민들은 김용균씨의 영정 앞에 향을 피우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분향소 부스 벽면에는 추모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이 붙었다.

행진에 참석한 시민 지모(46·여)씨는 "이번 사고를 보고 '이 사회에서 탈 없이 자라 공부하고 일자리를 잡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행사가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회 풍토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고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고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또 다른 시민 정모(24)씨는 "먹고 살기 위해 하는 노동인데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환경에서 일을 시킨다는 것이 문제이다"며 "사람이 죽고 난 뒤에야 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어이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주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는 지난 11일 새벽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작업하던 도중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발전소 정규직에 적용되던 2인 1조 근무 원칙이 외주화와 함께 사라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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