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금동관·청동방울·철제갑옷,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된다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가야문화권 유적지에서 찾아 낸 금동관, 청동 방울, 철제 갑옷이 국가지정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高靈 池山洞 三十二號墳 出土 金銅冠)',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釜山 福泉洞二十二號墳 出土 靑銅七頭領)',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釜山  福泉洞 三十八號墳  出土  鐵製甲冑 一括)' 등 가야문화권 출토 유물 3건의 보물 지정을 예고했다. 

 '철의 왕국'으로 알려진 가야가 각종 금속 제련 기술은 물론, 금속공예 기법에도 능해 고유한 기술과 예술문화를 형성했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다.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은 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유물이다. 발굴경위와 출토지가 확실하고 함께 출토된 유물에 의해 5세기 대가야 시대에 제작된 사실을 확인했다. 얇은 동판을 두드려 판을 만들고 그 위에 도금했다. 삼국 시대의 일반적 금동관 형태인 '출(出)'자 형식에서 벗어나 중앙의 넓적한 판 위에 'X'자형의 문양을 점선으로 교차해 새긴 독특한 양식을 보여준다.

 가야 시대 금동관이 출토된 사례가 매우 적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금동관은 희소가치가 탁월하다. 특히, 이 금동관은 현대적 감각을 보여주는 단순하고도 세련된 문양으로 인해 신라와 백제의 관모(冠帽)에 비해 고유성도 강하다. 따라서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은 5～6세기 대가야 관모공예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보물로서 지정 가치가 충분하다.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은 1980~82년 부산 복천동 22호분 발굴 당시 발견한 방울 7개가 달린 청동방울이다.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칠두령

고조선 시대 의례에 사용된 청동제 방울은 팔두령(八頭領), 쌍두령(雙頭領) 등 여러 점이 알려져 있다. 삼국 시대 유물로는 지금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다. 따라서 복천동 22호분 출토 칠두령은 가야 시대까지 관련 신앙과 제례가 계속 이어져 왔음을 증명해주는 유물이라는 점에서 독보적 가치가 있다.

 4~5세기 가야의 최고 수장급이 사용한 유물로서, 청동을 녹여 속이 빈 상태로 본체와 방울을 주조했다. 둥근 본체의 자루 부분에 나무로 손잡이를 끼웠다. 표면을 매끈하게 처리해 공예기술사적으로도 우수한 성취를 이뤘음을 보여준다.

부산 복천동 22분 출토 칠두령은 동아시아에서는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로 가야 시대 의례와 청동 공예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서 의미가 크다.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은 1994~95년 부산 복천동 38호분 제5차 발굴조사 당시 출토된 4세기 철제 갑옷이다.

투구인 종장판주(縱長板冑), 목가리개인 경갑(頸甲), 갑옥인 종장판갑(縱長板甲)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일괄품으로 출토돼 주목된다. 출토지가 명확하고 제작시기도  뚜렷해 삼국 시대 갑옷의 편년에도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철제갑옷은 재료의 특성상 부식으로 원형을 파악하기 어럽다. 반면 이 유물은 보존상태가 좋아 가야 철제 갑옷 구성형식을 파악할 수 있다. 철판을 두드려 가늘고 길게 만들었고 부재에 구멍을 뚫어 가죽으로 연결해 머리나 신체의 굴곡에 맞춰 제작했다. 군데군데 보수해서 사용한 흔적이 있어 가야 군사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은 가야 철기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서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 갑옷의 제작방식을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유물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문화재청은 이들 3건에 대해 30일 간 예고 기간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올해 3월28일과 9월28일 2차례 경상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박물관이 신청한 소장품 중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문화권의 특징이 반영된 유물 총 37건을 지정조사 추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앞으로 조사가 진척됨에 따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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