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뉴시스 초점]굿바이 '워너원'···11명 프로젝트 그룹의 1년반 천하

등록 2018.12.25 06:07: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워너원(WannaOne)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첫번째 정규앨범 '1¹¹=1(POWER OF DESTIN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첫줄 왼쪽부터 라이관린, 옹성우, 박지훈, 이대휘, 둘째줄 왼쪽부터 배진영, 강다니엘, 윤지성, 하성운, 셋째줄 왼쪽부터 김재환, 박우진, 황민현. 2018.11.1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워너원(WannaOne)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첫번째 정규앨범 '1¹¹=1(POWER OF DESTIN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첫줄 왼쪽부터 라이관린, 옹성우, 박지훈, 이대휘, 둘째줄 왼쪽부터 배진영, 강다니엘, 윤지성, 하성운, 셋째줄 왼쪽부터 김재환, 박우진, 황민현. 2018.1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활약은 짧고 굵었다.

지난해 상반기 가요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보이밴드 결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이 팀은 1년6개월 동안 가요계를 강타했다. 소속사가 다른 연습생들이 서바이벌을 통해 뭉친 이 팀은 새로운 아이돌 그룹 형태를 만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11명의 멤버들은 이들의 매니지먼트사 스윙엔터테인먼트와 예정대로 이달 말 계약을 종료한다. 연말 방송사 가요 축제 등에 출연하고 내년 1월 예정된 가요 시상식까지는 나온다. 이후 1월말 콘서트를 끝으로 해체한다.

◇워너원이 거둔 성과

'방탄소년단' '엑소' 등과 비교할 때 세계적인 활약상과 인지도는 다소 떨어졌으나 국내에서는 두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한국갤럽이 최근 발표한 '올해를 빛낸 가수'에서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서바이벌을 통해 뽑힌 센터 강다니엘(22)을 비롯해 박지훈(19), 이대휘(18), 김재환(22), 옹성우(23), 박우진(19), 라이관린(17), 윤지성(27), 황민현(23), 배진영(18), 하성운(24) 등 소속사가 다른 11명으로 구성됐다.
[뉴시스 초점]굿바이 '워너원'···11명 프로젝트 그룹의 1년반 천하

첫 앨범 '1X1=1'(투 비 원)을 시작으로 프리퀄 리패키지 '1-1=0'(나싱 위드아웃 유), 두 번째 미니앨범 '0+1=1'(아이 프라미스 유) 등 내놓은 음반마다 호응을 얻었다. 스페셜 앨범 '1÷χ=1'로 4팀의 유닛 활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워너원이 지속해서 주가를 높이자 엠넷 운영사이자 이들을 발굴한 CJ ENM은 워너원만 전담하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사 스윙을 설립하기도 했다.

워너원은 지난달 19일 발표한 첫 정규앨범 '1¹¹=1'(파워 오브 데스티니)로 초동 판매량 43만8000장을 돌파하는 등 활동 종반부에도 변함 없는 인기를 자랑했다. 타이틀곡 '봄바람'은 멜론, 엠넷, 네이버뮤직 등 7개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 6월부터 '원: 더 월드'라는 타이틀로 월드투어를 출발, 3개월 동안 미국과 아시아 등 세계 14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이들에 대한 호응이 국제적으로 높아지자 한 때 프로젝트 활동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2018 대한민국 대중음악 시상식'(KPMA)에서 대상 중 하나인 가수상을 비롯해 본상·인기상·올레TV베스트 아티스트상 등 최다 부문인 4관왕을 안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KPMA

ⓒKPMA

◇신드롬 왜?

워너원 멤버들은 대형 기획사보다는 주로 중소형 기획사에 소속됐다. 이들을 워너원 멤버로 선발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 문화로 점철된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비판이 따랐다. '헬조선' '금수저' '서열' '군대문화' '몰개성' '관음' 등의 비판이다.

하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이 성장하고 순위가 올라가는 감동과 쾌감을 안기면서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반등에 성공했다. 오디션 형식의 모든 프로그램은 사실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워너블, 즉 워너원 팬들은 '프로듀스 101' 속에서 성장하는 연습생에게 감정 이입을 했다.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그룹의 육성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멤버들 각자 이야기를 부각시켜 대중들이 자신들에 맞는 멤버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공감이 개입할 여지가 생기는데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특히 잘 해냈다"고 봤다.

이와 함께 '프로듀스101' 시즌 2는 엠넷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내는 특유의 절박함이 잘 묻어나 있다. 최종 멤버들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던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순위가 매주 요동치면서 연습생들의 절박함은 극에 달했고 팬들의 응원과 지지도 비례해서 상승했다.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는 기간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무럭무럭 성장했고 팬들의 환호는 더 커졌다.
[뉴시스 초점]굿바이 '워너원'···11명 프로젝트 그룹의 1년반 천하

'프로듀스 101' 보이그룹판으로 알려진 엠넷의 또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년24'는 이런 절박함보다 동경의 감정을 이끌어내려고 한 탓에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사례가 보기다.

'프로듀스 101' 시즌 2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30~40대 이모팬이었다. 이들의 음반과 굿즈를 구입하고 이들이 광고하는 물품을 상당수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대다. 가요계 관계자는 "소녀시대, 카라 등을 거치면서 삼촌팬이 수면 위로 부각됐지만 상대적으로 이모팬은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었다"면서 “워너워은 '샤이 남성 아이돌' 시장을 확인했고 이후 이모팬을 조금씩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고 짚었다.

인기가 많아지다 보니 극성팬들도 낳았다. 월드투어 중 가수들과 같은 항공편, 호텔을 이용하며 워너원 멤버들의 휴식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팬들로 인해 워너원 멤버들은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팬덤은 팀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했다.

워너원은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멤버들은 끝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첫 정규앨범 발매 기자회견에서 하성운은 "활동이 끝나더라도 1년에 한 번씩은 만나서 시간을 보내자고 이야기를 나눴어요"라고 전했다. 강다니엘은 "최근 태국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었는데, 내년 이 시간에 시간되는 멤버들끼리 또 여행을 하자고 했어요"라고 귀띔했다.

멤버들의 이 같은 우정에도 워너원이 공식적인 해체 이후 프로젝트성 또는 단발적인 활동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것이 가요계의 반응이다. 우선 멤버들 소속사가 달라, 저마다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그룹 '신화' 'god' 같은 장수 팀들은 멤버들 소속사가 달라도, 멤버들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와 힘을 갖고 있어 의견 조율이 가능하다. 하지만 워너원 멤버들은 아직 신인급이다.
ⓒCJ ENM

ⓒCJ ENM

더구나 이들 소속사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엠넷은 내년 '프로듀스101' 네 번째 시리즈로 남자 글로벌 아이돌 그룹을 선발하는 '프로듀스 엑스 101'을 선보인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