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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은 핫 먹잇감'…지방큰손 4년연속 3만건 돌파 전망

등록 2018.12.26 16: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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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 동남권 아파트 값이 실제로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동남권 지역은 9·13대책 이후 소형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8월에 8억1303만원에서 10월 6억2375만원으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동남권 중소형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도 11억원에서 9억1803만원으로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오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12.1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 동남권 아파트 값이 실제로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동남권 지역은 9·13대책 이후 소형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8월에 8억1303만원에서 10월 6억2375만원으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동남권 중소형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도 11억원에서 9억1803만원으로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오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12.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 A씨는 지난 여름 서울 아파트 시장의 열기를 실감했다. 그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을 내놓자마자 바로 다음날 대구, 목포, 속초 등 전국 각지에서 "당장 계약하자"며 매수자들이 상경했기 때문이다.

서울 주택시장이 급등하면서 원주민도 서울을 등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서울에 집을 구하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 거주자의 상경 투자가 올해도 3만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는 특히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주택 매매거래가 크게 위축됐지만 전체 거래량에서 상경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서울 주택에 대한 상대적 안전자산 심리와 서울에 정주하지 못하고, 수도권을 전전할 수도 있다는 불안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거주지별 주택매매거래 현황을 보면, 올해 1~11월 신고일 기준 지방 거주자(관할시도외 기타)가 매입한 서울에 있는 주택은 3만4579호로, 전년 같은 기간 3만3453호 대비 3.4% 증가했다.

올해 같은 기간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 16만4050건의 21.1% 수준으로, 지난해 연간 기준 외지인 매입 비중(19.3%)을 웃돈다. 정부의 잇딴 부동산 규제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거래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지방 거주자의 서울 주택 매입은 꾸준한 상황이다.

지방 상경투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원인을 보면 근본적으로 집이 투자 수단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벗어나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은 사실상 비정상적인 가수요로 봐야한다고 설명한다.

집값 급등기에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6년 수도권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던 시기에 지방 거주자의 서울 주택구매가 5만2977호로 역대 가장 많았다. 시장 흐름에 편승하는 투기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올해도 시기별 부동산 시장 흐름으로 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에 앞서 3월(5211호)에 외지인 투자가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 집값이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한 9월(4356호)과 10월(4197호)가 뒤를 이었다.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집값 급등기에 불안심리를 자극하면서 상경 투자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갈 곳 모를 자금이 주택 시장으로 쏠리면서 투자 가치에 따라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외지인의 상경투자는 2006년 정점을 찍고, 지난 2012년 1만3577건까지 6년간 내리 감소했으나 저금리 시대를 지나면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 결과 ▲2015년 3만8005건 ▲2016년 3만6180건 ▲2017년 3만6229건 순으로 최근 3년간 3만 건을 넘어섰다.

통계청 2017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개인이 소유한 서울의 주택 255만2576호 중 타시도 거주자가 보유한 주택의 비중은 14.7%이며 지난 2016년 37만2378호에서 지난해 37만5156호로 증가 추세다. 올해도 11월 현재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이 전년 수준을 웃돌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진전됐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서울 집값 급등기에 생기는 지방 상경 투자가 가수요를 키우고,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세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경 투자의 상당수는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올해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건수 중 56.4%(1만9493건)가 아파트인 것도 이 때문이다.

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집값을 선도하는 지역이나 급등 지역에 수요가 쏠리는 경향이 관측된다. 올해의 경우 주택 매매 거래 중 외지인 매입비중이 높은 지역은 구로(25.9%)로 가장 높지만, 이어 송파(25.8%), 용산(25.4%), 강동(24.4%), 강남(24.2%) 등 강남3구와 올해 급등 지역 위주로 투자 수요가 몰렸다.

올해의 경우 정부규제와 개발호재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서울에 있는 주택, 특히 아파트가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주목 받은 것도 시장 가수요를 생성시켰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일컫는 수요 쏠림 현상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집값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나중에 집값이 더 오르면 어쩌나' 하는 불안심리와 지방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서울 인기 지역 상승세에 편승하려는 투자 수요가 겹쳐지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투기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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