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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임은수 "베이징, 인생 최고연기 꿈"···피겨스타 새해

등록 2019.01.01 0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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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훈련 큰 도움,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많이 배워"

"김예림·유영,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존재"

"당연히 연아 언니 같은 선수가 목표, 조언도 많이 구해요"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훈련을 위해 스케이트화 끈을 묶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훈련을 위해 스케이트화 끈을 묶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을 이끌어가는 '피겨여왕' 김연아(28)의 후계자들이 있다. '연아 키즈' 삼총사로 불리는 임은수(16·한강중)와 김예림(16·도장중), 유영(15·과천중)이 그들이다.

굳이 선두주자를 꼽는다면 임은수가 가장 눈에 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처음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전지훈련을 한 임은수는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2018~2019시즌 처음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나선 임은수는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6위에 그쳤으나 1주 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여자 싱글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딴 것은 2009~2010시즌 그랑프리 2개 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이후 9년 만이다.

임은수는 지난달 23일 막을 내린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김예림, 유영과 올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총점 196.79를 받아 우승했다. 유영이 2위, 김예림은 3위다.

아직 올 시즌 굵직한 대회를 남겨놓고 있는 임은수는 언제나 '클린 연기'를 꿈꾼다. 시선은 꿈의 무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향해 있다.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각오다.

◇임은수를 자라게 한 미국 훈련·첫 시니어 그랑프리

올 시즌을 앞두고 임은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점프 전문가' 라파엘 아르투니안 코치의 지도 아래 훈련했다. 아르투니안 코치는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와 '점프 천재' 네이선 첸 등을 길러낸 지도자다.

임은수는 점프뿐 아니라 스핀, 스케이팅에서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한층 발전한 모습을 자랑했다.임은수는 "스핀과 스케이팅 부분에서 더 발전하고 싶어 미국으로 갔다. 스핀과 스케이팅 훈련을 한국에서보다 더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르투니안 코치의 섬세한 설명과 잔근육을 키우는 훈련은 키가 자라는 가운데서도 점프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줬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email protected]

임은수는 "아르투니안 코치님이 조금 다르게 보고 설명을 해준다. 그런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아르투니안 코치님이 잔근육을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상훈련을 맡는 코치님에게 주문했다. 그래서 지상훈련을 통해 점프에 도움이 되는 잔근육을 많이 키웠다"며 "지난해보다 키가 1㎝(현재 164㎝) 정도 자랐다. 키가 조금이라도 자라면 회전 축이나 공중에서 중심잡기가 어려워지는데 근육을 키우면서 안정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시설이 부족한 한국보다 훈련 환경도 좋았다. 훈련 장소에 빙상장이 3면이나 있어 시간을 조금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다른 것은 둘째치고 훈련이 오전 위주로 있는 것이 가장 좋았다. 한국에서는 오전, 오후로 나눠서 빙상 훈련을 했는데 그곳에서는 오전에 한꺼번에, 집중해서 빙상 훈련을 했다. 그러면서도 더 많은 시간을 빙상 훈련에 할애할 수 있었다"면서 "오전 훈련을 마치고 다른 운동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첫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경험은 임은수를 한 뼘 더 성장시켰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것 자체 만으로 임은수에게는 '배움의 장'이었다. "경험이 많고, 대단한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 만의 루틴이나 빙질에 적응하는 방식을 옆에서 지켜보며 많이 배웠다. 그것을 보고 배우며 점점 나만의 루틴도 만들어가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 때도 그랬지만,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 때도 긴장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5차 대회에서는 프리스케이팅 직전 몸을 풀다가 펜스에 부딪혔다. 순서가 첫 번째여서 불안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떠올렸다.

◇라이벌 김예림·유영…"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존재"

임은수와 김예림, 유영은 '삼총사'로 늘 함께 언급된다.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며 피겨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세대다. 어릴 적부터 늘 셋이 경쟁해왔고, '베이징 기대주'로 나란히 주목받고 있다.

사이좋게 지내지만, 각자 훈련지도 다르고, 훈련하느라 바쁜 탓에 연락을 자주 주고받지는 못한다. 대회에서 입상했을 때 축하 인사를 하는 정도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훈련을 위해 스케이트화 끈을 묶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훈련을 위해 스케이트화 끈을 묶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email protected]

매번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나요. 크게 신경을 쓰는 성격은 아니에요"라며 개의치 않았다.

지난달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만났을 때는 오랜만이라 반가움이 앞섰다. 임은수는 "각자 훈련하다가 대회가 있는 주에 만났는데 오랜만에 같이 타고 하다보니 반갑더라. 이후에는 서로 대회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임은수는 '연아 키즈'간 경쟁 구도에서 한 발 앞섰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앞서가고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그저 스스로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임은수는 이달 11~13일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김예림과 다시 한 번 정면승부를 펼쳐야 한다.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권 3장이 걸린 회장배 랭킹대회보다 뜨거운 승부가 될 전망이다. 종합선수권대회에는 올해 3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벌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려있다. 한국에 배정된 여자 싱글 출전권은 단 한 장이다.

유영은 아직 참가선수 나이 제한 때문에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수 없다. 임은수, 김예림이 1장의 출전권을 두고 맞붙게 된다.

임은수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열심히 연습했으니 당연히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정면승부 예상에는 "열심히 해야죠"라며 재차 각오를 다졌다.

유영, 김예림은 임은수에게 어떤 존재일까.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존재"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들 열심히 탄다. 쉬고 싶을 때도 자극이 되는 존재"라고 했다.

◇베이징 바라보는 임은수 "인생 최고의 연기가 목표"

숨 가쁘게 시즌을 치러 온 임은수는 앞으로 굵직한 대회를 남기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린 종합선수권대회를 비롯해 2월 7~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대회를 치러야 한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지상훈련을 하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지상훈련을 하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email protected]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한 장 걸려있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거머쥐면 3월 18~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나서야 한다. 임은수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는 출전했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아직 나선 적이 없다.

임은수는 "중요한 대회들이 남아있는데 잘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평소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는 데 조심스러운 임은수는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순위를 내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심판들이 결정한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면서도 "목표를 삼자면 메달권 진입"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된다면 목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다. "출전하게 되면 연습한만큼 차분하게 하고 싶다."

이 모든 것은 '꿈의 무대'로 향해가는 과정이다. 임은수는 3년 뒤 열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출전 선수 나이 제한(올림픽 직전 7월 기준 만15세) 탓에 자국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 수도 없었다. 하지만 직접 평창올림픽을 보며 올림픽 무대를 향한 꿈과 바람은 더욱 커졌다.

임은수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올림픽 경기를 직접 관람했는데 정말 큰 무대라는 것을 느꼈다.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고 고백했다.

시도때도 없이 올림픽에 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다면 그때 가장 멋진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

롤모델은 당연히 자신을 피겨 선수의 길로 이끈 김연아다. 어느새 한국 피겨 여자싱글 간판으로 자란 임은수는 우상에게 직접 조언을 구한다. "최종 목표는 롤모델인 (김)연아 언니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지만, 아직 너무 차이가 크다. 그렇게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중요한 때나 경기 전후로 연아 언니와 연락을 한다. 회장배 랭킹대회가 끝난 후 축하한다고 해주더라. 시간이 된다면 종합선수권대회 전에 훈련을 도와주기도 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훈련을 하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피겨스케이팅 임은수 선수가 26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후 훈련을 하고 있다. 임은수는 12월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email protected]

임은수는 "연아 언니와 연락할 때는 피겨와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 예전에 펜스에 자주 부딪혀서 조언을 구했고, 점프가 잘 안 될 때도 관련된 것을 물어봤다. 언니가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주는데 그렇게 하니 잘 됐다"며 "올 시즌을 앞두고 쇼트프로그램 곡을 정할 때 '할렐루야' 같은 풍의 음악을 쓰고 싶어 연아 언니에게 물어봤다. 기승전결이 없어서 지루할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 다른 곡을 추천해주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소녀 임은수, 취미는 베이킹·춤

빙판 위에서 팔색조처럼 변신하는 임은수는 빙판 밖에서는 그저 소녀다. 또래와 달리 아이돌 가수에게는 관심이 없다. 갈라쇼에서 쓰고 싶은 아이돌 곡이 있을까. 임은수는 "아직까지 없다. 아이돌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은 아니다. 좋아하는 아이돌도 없다"며 "갈라쇼에서 쓰고 싶은 음악은 많은데 아이돌 곡이나 K팝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최근에는 올 시즌 프로그램 곡을 주로 듣는다"고 답했다.

훈련과 대회 참가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임은수가 시간 여유가 날 때 즐기는 것은 베이킹이다. "시간이 날 때 베이킹을 한 지 4~5년 정도 됐다. 쿠키, 케이크 등 주로 디저트 종류를 만든다. 만든 것은 코치님들이나 친구들에게 모두 나눠준다."

일기를 쓰거나 춤을 추기도 한다. 임은수는 미국에서 훈련을 하던 지난해 6월 춤을 배우는 영상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훈련 일지는 아니고, 하루에 있었던 일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며 "춤추는 것도 좋다. 아이돌 춤을 비롯해 이런저런 장르의 춤을 배웠다. 꾸준히 배운 적은 없는데 시즌을 마치고 배워볼 생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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