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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관·김종진, 여전히 함께 맞이할 '봄여름가을겨울'

등록 2018.12.28 19: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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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이 지난 27일 별세했다. 향년 56세.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28일 "여러분께 가슴 아픈 소식을 알려드린다. 지난 27일 밤, 드러머 전태관 군이 세상을 떠났다"며 "전태관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습니다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오전9시다.2018.12.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드러머 전태관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56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영정 사진 속에서도 전태관(1962~2018)의 인자한 웃음은 여전했다. 반면 그 곁을 지키는 김종진(56)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전날 밤 세상과 작별한 전태관의 빈소가 차려진 28일 오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 듀오 '봄여름가을겨울'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는 여전히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는 꼭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 크리스마스이브, 12월24일이었다. 당시 음악인들의 사랑방으로 통한 방배동 카페 '시나브로'에서 크리스마스이브 파티가 열렸다.

전태관이 서강대 경영학과, 김종진이 고려대 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때다. 서강대 밴드 '킨젝스'에 몸담으며 음악인을 꿈꾼 전태관은 한편으로 입사 원서를 끼고 살았다. 전태관의 드럼 연주가 마음에 들었던 김종진은 그를 끊임없이 설득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멤버 고 전태관의 빈소가 28일 오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멤버 김종진이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자리를 지키고 있다.2018.12.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멤버 고 전태관의 빈소가 28일 오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멤버 김종진이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자리를 지키고 있다[email protected]

방배동과 신촌 등지 클럽을 중심으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던 두 사람은 1986년 가수 김현식(1958~1990)의 3집 제작에 참여하면서 프로로 데뷔했다. 김현식의 백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멤버가 됐다.

이듬해 밴드가 해체됐다. 두 사람은 베이시스트 송홍섭(64)의 소개로 '가왕' 조용필(68)이 이끄는 밴드 '위대한 탄생'에서 객원 세션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이름을 물려받고, 셀프 타이틀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이후 누구나 아는 것처럼 봄여름가을겨울은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 퓨전재즈 등 실험적인 시도부터 블루스, 록,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 한국 대중음악신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서울=뉴시스】 전태관, 듀오 '봄여름가을겨울' 멤버. 2018.12.27. (사진 = ⓒ봄여름가을겨울)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의 호소력 짙은 보컬, 불타오르는 듯한 기타 연주도 대단했지만, 전태관의 리드미컬한 드럼도 못지않았다. 무대 밖에서는 누구보다 신사였지만 무대 위에서는 스포츠카처럼 질주했다.

송홍섭을 비롯해 보컬 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 나얼(40), 가수 김현철(49) 등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빈소를 찾은 이들이면 누구나 그 사실을 알았다. 윤종신(49), 선우정아(33), 보컬 그룹 '어반자카파' 조현아(29), 싸이(41) 등 이날 SNS 등에서 고인을 애도한 후배 뮤지션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수 겸 배우 김창완(64)은 이날 오전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전태관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씁쓸한 눈빛도 눈빛이지만, 문풍지 같던 웃음소리가 남아있다"며 고인을 기억했다. "애 많이 쓴 김종진과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봄여름가을겨울. 2018.11.09. (사진= ⓒ신웅재)              

ⓒ신웅재

김종진은 "전태관의 이름 앞에 붙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다.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고 자부했다.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 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은 드러머였다"고 기억했다.

고인을 애도하는 조화도 가득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조용필, 이문세, 양현석, 박진영 등이 조화를 보냈다. 방송가도 전태관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tvN '인생술집'은 내년 1월3일 방송에서 김종진이 전태관과 관련해 꺼내놓는 추억을 내보낸다. KBS 2TV '불후의 명곡'은 같은 달 12일 '봄여름가을겨울' 편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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