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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바뀐다②]무력충돌 '0' 신호탄 쏜 남북, 항구적 평화 이룰까

등록 2019.01.01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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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軍당국, 지난해 9·19 군사합의 이행 '착착'

국방부, 새해 업무보고 "9·19 군사합의 충실한 이행"

군사공동위 상반기 중 가동, 남북 간 군사현안 다뤄

북한 서해 NLL 인정여부 '뜨거운 감자' 될 듯

긴장완화 조치 넘어 종전선언·평화협정 성사될까

【서울=뉴시스】12일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9시께 군사분계선상에서 만난 우리 측 검증반 반장과 북측 안내요원이 악수를 하는 모습.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2일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9시께 군사분계선상에서 만난 우리 측 검증반 반장과 북측 안내요원이 악수를 하는 모습.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남과 북은 지난해 9월19일 평양에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첨예하게 대립했던 남북은 서로를 겨누던 총부리를 거두고,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미래로 가는 출발선에서 큰 걸음을 함께 내딛었다.

남북은 2019년 새해에도 군사적 갈등과 충돌을 하지 않겠다는 상호 신뢰를 더욱 확고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완전히 뿌리 내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불과 1년 전만해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리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향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에 맞서 미국은 전략무기를 한반도로 전개하며 북한을 거세게 압박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극도의 긴장감이 흘렸다.

그러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과 평양을 오가며 3차례나 손을 맞잡았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특히 남북은 최근 6개월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의 불씨를 하나 둘씩 제거해 나갔다. 평화의 씨앗이 뿌리 내리기 위한 발걸음은 이전의 그것과는 폭을 달리했다.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위해 JSA에서 서로를 겨누고 있던 모든 화기를 철수했다. 남북의 경비 병력은 총기를 휴대하지 않은 채 근무하며 무력 충돌 가능성을 현저히 낮췄다. 남북 병사들의 자유왕래는 물론 민간개방까지 목전에 뒀다.

6·25 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는 남북이 지뢰를 제거하고, 상호 왕래가 가능한 전술도로를 개설했다. MDL내 한반도의 중심을 관통하는 도로가 뚫리기는 65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 과정에서 MDL에서 만난 남북한 군인이 악수를 나누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국방부는 20일 북측이 비무장지대(DMZ) 중부전선 GP(감시초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국방부 제공)

【서울=뉴시스】 국방부는 20일 북측이 비무장지대(DMZ) 중부전선 GP(감시초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국방부 제공)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철수 대상 감시초소(GP) 총 22곳을 철수하고, 상호 현장 검증까지 마쳤다. 동·서해지구 남북 군 통신선(핫라인)도 재가동하고,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 이용을 위한 조사와 군사적 보장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남북은 또 MDL을 기점으로 일정 구역 내 군용기의 비행을 금지하고, 포사격과 기동훈련 등 일체 적대행위를 중단했다. 동·서해 완충구역에서도 서로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군사적 행위를 하지 않는 등 육상·해상·공중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현저히 낮췄다.

이 같은 남북의 실질적 전쟁 위협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2019년은 9·19 군사합의 이행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완전히 뿌리내리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작년 말 새해 업무보고에서 "9·19 군사합의를 충실히 이행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위한 군사적 신뢰 구축의 실질적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남북은 육상·해상·공중에서의 적대행위 중지를 변함없이 이행한다. 남북과 유엔군사령부 3자가 비무장화가 완료된 판문점 JSA 내에서 '공동근무 및 운영규칙안' 제정, 남북 지역을 남북 경계병력은 물론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는 전술도로 개설을 완료하고, 전기·통신선로와 배수로를 설치한 후 고지 부근에 유해 발굴을 위한 공동 사무소도 지을 예정이다. 4월부터는 남북이 이 일대에서 공동유해발굴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또 화살머리고지에 이어 인근 백마고지 지역에서도 지뢰제거와 유해공동발굴이 이뤄질 예정이다.

【파주=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참석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8.10.26.  photo@newsis.com

【파주=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참석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8.10.26. [email protected]


상반기 중 남북 민간 선박이 한강 하구 공동이용 수역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군사적으로 보장한다. 수로조사 결과를 반영한 해도를 제작해 배포하고, 민간선박의 자유항행을 위한 안전조치도 마련한다.

무엇보다 남북 군사당국은 9·19 군사합의 이행에 연속성을 더하고, 남부 간 군사현안을 협의하기 위해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운영에 들어간다. 군사공동위 구성을 위한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차관급을 위원장으로 상반기 군사공동위를 가동하고, 분기마다 한 차례씩 정례적인 회담을 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한다.

군사공동위는 서해 해상에 평화수역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은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인정 여부와 얽혀 있어 남북 관계에 있어 '뜨거운 감자'였다. 군사공동위를 통해 북한이 서해 NLL을 인정하고, 이 일대에 평화수역을 조성함으로써 '화약고'인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또 우리 국방부 장관과 북한 인민무력상, 합참의장과 북한군 총참모장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핫라인'(Hot-Line)  구축도 추진한다. 군 주요직위자 간 핫라인이 구축되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남북관리구역 내의 통행·통신·통관 등 3통의 군사적 보장, 동해선과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의 군사적 보장, 해주 직항로 개설 및 제주해협 통과 문제 등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게 된다. 

일련의 남북간 군비통제 노력은 운용적 차원에서 아직 초보적 수준이지만, 무력충돌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봉쇄하는 조치가 '탑다운' 방식으로 이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도 드문 모범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올해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유의미한 진전을 보인다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는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까지 이뤄진다면 남북 간 무력충돌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북녘 동포 여러분, 남녘의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시민들을 향해 이 같이 공언했다. 한 해 남북이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항구적 평화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두산=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20.   photo@newsis.com

【백두산=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2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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