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부끄러운 우지원 70점·문경은 3점슛 22개

등록 2019.01.06 08:48: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SK 김선형, 49점 폭발…김영만 LG 코치와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공동 3위

1·2위 우지원·문경은, 현역 시절 3점슛 타이틀 두고 밀어주기 담합…상대 수비 안 해

KBL, 기록 시상 폐지

서울 SK 문경은(오른쪽) 감독과 김선형. (사진 = KBL 제공)

서울 SK 문경은(오른쪽) 감독과 김선형.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의 김선형(31)이 한 경기에서 49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김선형은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49점을 기록하며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SK의 91-90 승리를 이끌었다. 10연패에서 탈출했다.

외국인선수 의존이 심한 리그 특성을 감안할 때, 김선형의 49점은 믿기 힘든 수준이다. 그러나 선배들의 '어두운' 과거 때문에 최고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역대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살피면 김선형의 49점은 김영만 창원 LG 코치와 공동 3위다. 김 코치는 기아 소속이던 1997년 3월29일 나래를 상대로 49점을 넣었다.

한 경기 최다 득점 1위, 2위는 따로 있다. 우지원 전 해설위원과 문경은 SK 감독이다. 둘은 각각 70점, 66점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 전 위원(당시 모비스)은 2003~2004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2004년 3월7일 LG를 상대로 3점슛 21개를 포함해 70점을 넣었다. 문 감독(당시 전자랜드)은 같은 날 TG삼보전에서 3점슛 22개로 66점을 올렸다. 문 감독의 22개는 한 경기 최다 3점슛 기록이다.

2003~2004시즌 우지원의 현역시절 (사진 = KBL 제공)

2003~2004시즌 우지원의 현역시절 (사진 = KBL 제공)

정상적인 경기였다면 존경받아야 할 대기록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기록은 '짜고 친' 것이다.

둘은 3점슛 타이틀을 두고 경쟁 중이었다.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모두 정해진 뒤, 최종전에서 의도적인 밀어주기로 나온 기록이다. 둘은 마지막 경기에서 나란히 3점슛 42개를 던졌다.

승패와 상관없다면 동료들의 도움으로 밀어주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소속팀 선수에게 개인상을 주기 위해 다른 종목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상대도 암묵적으로 정상적인 수비를 하지 않았다는 게 큰 문제다. 고의로 느슨하게 수비해 오픈 찬스를 줬다.

공교롭게 문 감독의 전자랜드가 상대했던 TG삼보에서는 김주성이 블록슛 타이틀에 도전 중이었다. 김주성은 최종전에서 11블록슛을 기록하며 R.F. 바셋(KCC)을 따돌리고 국내선수 최초로 1위에 등극했다. 이 기록으로 블록슛 포함 트리플더블까지 달성했다.

2003~2004시즌 문경은 감독의 현역시절 (사진 = KBL 제공)

2003~2004시즌 문경은 감독의 현역시절 (사진 = KBL 제공)

또 이 경기에서 앨버트 화이트(전자랜드), 김주성, 정훈(이상 TG삼보)이 모두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TG삼보는 반칙을 4개밖에 하지 않았다. 사실상 문 감독을 수비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경기가 아니었다.

개인상 밀어주기 담합, 타이틀 거래라는 뒷말이 많았다. 언론은 일제히 기록 담합에 참여한 구단과 선수를 비판했다.

'부끄러운 3점슛왕'(경향신문), '추악한 코트담합'(세계일보), '신기록 세워서 기분 좋았을까'(문화일보), '3점슛-블록슛 시상 유보'(동아일보), '밀어 주기?…팬들이 보고 있다'(국민일보), '엽기농구, 3점슛 우지원 21개 문경은 22개'(일간스포츠), '프로농구 타이틀 밀어주기 파문'(KBS), '우지원 70득점… 문경은 3점슛 22개 마지막 날 관중모독'(한국일보) 등이 당시 기사 제목이다.

KBL은 논란이 커지자 기록 시상을 하지 않았고, 이후 없앴다.

김선형이 49점을 올리자 SK가 아닌 다른 관계자는 "김선형의 기록이 진짜다. 문경은과 우지원의 최다 득점, 3점슛 기록은 모두 삭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국가대표 출신 선수도 "당연히 역대 최고 기록을 따질 때, 빼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서울 SK 김선형 (사진 = KBL 제공)

서울 SK 김선형 (사진 = KBL 제공)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기록이지만 기록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다른 부분인 것 같다. 해당 경기를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인데 기록적인 부분에서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KBL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

이 기록을 가장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우 전 위원과 문 감독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