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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CIO "주식투자 적기는 올봄"

등록 2019.01.08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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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 승자는 미국"…"올해 브라질·중국 주식 유망"

"中 양회서 인프라 투자 정책 나오면 韓증시 기대감 가질 만"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2019.01.07. map@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2019.0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1분기 상장사 실적이 구체화하는 올봄이 주식에 투자할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구정 이후 열리는 양회(兩會)에서 인프라 투자 확대 등 내수부양책을 내놓으면 이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될 것입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7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올초 증시 투자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시나브로 타협점을 찾아가고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꺼내 들면 부진한 기업 실적에 하락했던 국내 주가도 반등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우선 미중 무역분쟁에선 이미 미국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고 판단했다.

전 본부장은 "무역분쟁이라는 그림을 두고 투자자들이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무역분쟁은 여전히 지속 중이고 먹구름이 걷히지 않는 분위기지만, 사소한 뉴스 흐름까지 보면 분명 미국에 유리한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시나리오는 이른바 '양털깎기'로 불리는 자본 이탈이다. 양털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던 주인이 어느 날 갑자기 털(수익)을 깎아간다는 뜻이다. 중국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려 금리 차가 벌어지고 자본이탈이 일어나는 상황을 우려한다. 이 경우 중국 정부가 미세조정을 통해 방어하려 해도 역부족일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실제 중국은 자본이탈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중국 컨소시엄 그룹이 이탈리아 세리에A 축구팀 AC밀란 인수를 추진했으나 중국 당국이 거래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놓으며 인수를 지연시킨 게 대표적 사례다.

중국 당국이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가상화폐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미국에서 달러로 환전하면 당국의 감시를 벗어나 미국으로 부를 유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본부장은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유가를 떨어뜨려 자국 코어인플레이션(핵심물가)을 낮추고, 중국에 대해서는 금리인상 시기를 조율해 항복을 받아내는 식으로 무역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본부장은 "트럼프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중국을 향해 나름 신경 쓰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발언으로 금리인상 여부가 좌우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승기를 잡더라도 이를 노골적으로 과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이긴 게임에서 중국을 자극해 충돌할 필요가 없어서다.

지난달 미국이 중국과 아르헨티나에서 업무 만찬을 갖고 90일간의 무역분쟁 휴전을 선언한 것도 중국의 운신 폭을 넓혀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휴전은 사실상 협상이 끝났다는 뜻으로, 중국이 항복했다는 것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라고 전 본부장은 설명했다.

전 본부장은 "(충돌 없이)현재 상황대로 가면 중국이 대대적으로 내수를 살리는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으며, 트럼프 입장에서도 관세협정을 이용해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고 자국에서는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해 금리인상에 따르는 충격을 완화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가정이 맞는다면 중국 증시와 상관성이 높아진 한국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으로 주가가 내렸던 우리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해 우려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역분쟁 완화 내지는 협상 타결로 상승 동력을 얻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물론 무역분쟁이 끝나도 증시가 급격히 회복할 가능성은 작다. 전 본부장은 "기업실적 측면에서 작년보다 나아질 거라는 예상은 어렵다"며 "코스피지수의 절대 레벨이 올라간다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주가가 많이 빠졌던 중소형주가 먼저 회복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본부장은 올해 해외 투자처로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관심을 두는 게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그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억제해 올해 달러 인덱스가 97을 정점으로 약세로 전환하면 브라질, 중국 등 이머징마켓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달러 약세의 반작용은 구리나 석유 등 상품 가격의 반등"이라며 "자원 부국인 브라질이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되고 같은 맥락에서 선진국 중 호주, 캐나다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적 문제나 연금개혁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경우 무역분쟁과 내수 부진으로 아직 암울한 분위기지만 한 편에선 인프라 관련 기업 주가가 바닥을 다진 후 상승하는 등 반전의 기미를 보이기도 한다. 굴착기 회사나 대형 건설사, 부동산개발회사의 주가가 인프라 투자 기대감이 반영돼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전 본부장은 "중국 증시 PER(주가수익비율)은 10배 수준에 그쳐 우리나라보다 조금 비싼 정도"라며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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