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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 되찾았다, 미국에서 68점 매입

등록 2019.01.16 11: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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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위음식법, 환소군전, 규훈, 자경전기

왼쪽부터 위음식법, 환소군전, 규훈, 자경전기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덕온공주가 손수 쓴 한글자료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자경전기(慈慶殿記)', '규훈(閨訓)'을 비롯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2018년 11월 미국에서 매입해 들여왔다.
 자경전기(慈慶殿記)

자경전기(慈慶殿記)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는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셋째 딸로 윤씨 집안으로 시집간 덕온공주(1822~1844)와 양자 윤용구(1853~1939), 손녀 윤백영(1888~1986) 등 왕실 후손이 3대에 걸쳐 작성한 한글 책, 편지, 서예작품 등 모두 68점이다.

국내기관 간 협력을 통해 환수한 문화재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립한글박물관의 전문성을 활용해 이뤄낸 성과이기도 하다.
규훈(閨訓)

규훈(閨訓)

국립한글박물관은 유물에 대한 정보를 발견하고 수집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제공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소장자와 접촉과 매입 협상을 통해 유물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조선왕실의 한글문화를 보여주는 자료다. 덕온공주가 아름다운 한글 궁체로 쓴 '자경전기'와 '규훈'은 모두 본래 한문으로 쓰였던 것을 덕온공주가 한글로 번역해 작성했다. 덕온공주가 쓴 것으로는 이번에 처음 발견되어 희소가치가 높다.왕실에서 작성한 한글 편지와 왕실 여성을 위한 한글 역사서도 다수 포함됐다.
신정왕후(순조 세자인 익종의 비이자 헌종 어머니) 편지

신정왕후(순조 세자인 익종의 비이자 헌종 어머니) 편지

한글 편지들은 덕온공주 어머니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1823~1887)에게 딸의 근황을 묻는 편지를 비롯해 신정왕후(추존왕 익종 비), 명헌왕후(헌종 계비), 철인왕후(철종 비), 명성황후(고종 비)가 직접 쓰거나 상궁이 대필해서 덕온공주 집안에 보낸 서한이다. 이 중에는 조선 최고의 한글 명필로 알려진 궁중여성 서기 이씨(書記 李氏)가 대필한 편지도 있어 사료적으로 중요하다.
정사기람(正史紀覽)

정사기람(正史紀覽)


한글 역사서로는 '정사기람(正史紀覽)'과 '여사초략(女史抄略)'이 있다. '정사기람'은 덕온공주의 아들 윤용구가 고종의 명을 받아 왕실 여성들을 위해 쓴 역사책이다. '여사초략'은 윤용구가 당시 12세 딸 윤백영을 위해 여성과 관련된 역사를 발췌해 작성한 책이다.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의 서예작품도 눈에 띈다. 윤백영은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한글 궁체로 쓴 서예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입선했다. 전통적 한글 궁체를 현대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환소군전(桓少君傳)

환소군전(桓少君傳)

환수된 자료는 조선 왕실 여성들의 생활에서 한글이 의사소통 수단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줄뿐만 아니라 왕실이 사용한 아름다운 한글 궁체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예술·학술적 가치가 높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을 지낸 국어학자 이종덕 박사는 "기존에 소개된 단편적 왕실 편지나 소설과 차원이 다른 자료로서, 왕실 부마 집안의 일괄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왕실인물의 개인적인 삶을 엿볼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자료'를 국립한글박물관으로 이관,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활용토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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