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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주권 행사…"경영자율성 훼손" vs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등록 2019.01.16 17: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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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염두에 둔 관치"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는 글로벌 트렌드"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국민연금의 조양호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01.16.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국민연금의 조양호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국민연금이 대한항공(003490)과 한진칼(180640)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경영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엇갈렸다.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 기금운용위원회는 16일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가닥잡혔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올 1월 기준 한진그룹의 지주사격인 한진칼 주식 434만3217주(7.34%)를 보유한 3대 주주이며 대한항공의 경우 1109만3807주(11.56%)를 가진 2대 주주다.

이날 기금위는 산하 기구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여부 및 행사 범위를 검토해 보고하도록 결정했다.

수탁자책임위는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개편한 조직이다. 횡령이나 배임 등 대주주 일가와 경영진의 사익 편취 행위, 저배당, 계열사 부당 지원 등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주주권행사 여부를 정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개별 회사에 대해 주주권행사를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지침이다.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steward)처럼 고객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투자기업 의사결정에 목소리를 내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재계 등에서는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경영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설 경우 기업에겐 상당한 부담"이라며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원칙에 의거해 경영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장관이 기금운용위원장을 맡고 기금운용본부장도 정부가 검증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재벌개혁을 위한 관치로 이어져 연금사회주의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수탁자전문위원 14명 가운데 9명이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추천을 받은 인물이거나 노동계 인사로 구성됐다"며 "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도 주장했다.

찬성하는 측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결정이 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을 일컫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기회라고 봤다.

한 연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우리나라만의 이슈가 아닌 전 세계 트렌드"라며 "국민연금처럼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해야 하는 기관에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며 한국만 예외적인 상황으로 갈수록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만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우리 증시가 저평가 된 이유는 투명하지 못한 지배구조와 낮은 배당성향 두 가지"라며 "이런 측면에서 (주주권 행사 결정은)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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