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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의원 제명 앞둔 예천군의회 '진퇴양난'

등록 2019.01.20 13: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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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 21일 윤리특위서 박 의원 제명 계획

윤리특위 의원들, '추태 외유'에 발목 잡혀

박 의원 제명해도 주민들 분노는 지속될 듯

농민회·이장협의회 등 '의원 전원 사퇴' 촉구

 【예천=뉴시스】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이장연합회 회원들이 19일 군의회 청사 앞에서 '외유 추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의원들의 전원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01.19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이장연합회 회원들이 19일 군의회 청사 앞에서 '외유 추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의원들의 전원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01.19 [email protected]

【예천=뉴시스】김진호 기자 = '외유 추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가 윤리특별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가이드 폭행 당사자인 박종철(54) 의원을 제명시킬 윤리특위 개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어떤 결론을 도출하든 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비난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예천군의회 등에 따르면 군의회는 오는 21일 윤리특위를 개최,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박 의원을 제명시킬 방침이다.

경찰은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로 지난 17일 박 의원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이형식(55) 군의장은 지난 9일 박 의원의 가이드 폭행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무한책임을 느낀다. 오는 21일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건 당사자인 박종철 의원을 제명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5일 의원간담회를 열고 박 의원을 제명시키기 위한 윤리특위 구성 등 세부일정을 논의했다.

군의회는 일단, 윤리특위에서 폭행 당사자인 박 의원을 제명시킴으로써 '외유 추태' 사건이 무마되길 내심 바라고 있다.

반면 주민들은 박 의원 한 명이 아닌 '의원 전원 사퇴'를 목표로 오히려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예천=뉴시스】김진호 기자 = 11일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9.01.11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김진호 기자 = 11일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9.01.11 [email protected]

예천군이장협의회는 지난 19일 군의회 청사 앞에서 시위를 갖고 '외유 추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군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이장협의회는 이 자리에서 "해외 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해 국제적인 추태와 망신을 당한 군의원들이 진정성 있는 반성을 하지 않고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전원사퇴 촉구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예천군농민회(회장 최한열)도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군의회와 읍내 일원에서 '의원 전원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농민회는 특히 지난 9일부터 의장실을 점거한 채 '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농성 중이다.

문제는 윤리특위에서 박 의원을 제명해도, 또는 제명을 못해도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유 추태' 사건을 하루빨리 마무리 짓고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전념해야 할 예천군의회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일부 주민들은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라기 위해 윤리특위를 구성하느냐"라며 "이번 사태의 유일한 해법은 의원 전원 사퇴 뿐"이라며 의원들이 이번 사태에서 도덕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예천=뉴시스】김진호 기자 = 11일 이형식 경북 예천군의회 의장이 '추태 외유'에 항의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예천군농민회로부터 '의원 전원 사퇴 요구서'를 전달받은 후 '소감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들의 요청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2019.01.11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김진호 기자 = 11일 이형식 경북 예천군의회 의장이 '추태 외유'에 항의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예천군농민회로부터 '의원 전원 사퇴 요구서'를 전달받은 후 '소감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들의 요청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2019.01.11 [email protected]

윤리특위에서 '박 의원 제명'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야할 이형식 의장도 박 의원의 가이드 폭행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어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의장은 평소 초선 의원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을 드러낸 데다 해외연수 중 버스 안에서 박 의원을 포함한 초선의원들을 또다시 험담하면서 '가이드 폭행사건'을 촉발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운신의 폭이 좁다.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서 지역 이미지 하락은 물론 농산물 판매도 크게 감소하고 있는 등 부작용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 주민은 "윤리특위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든 주민들의 성난 민심을 달리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의원 한 명을 제명시키든 전원이 사퇴하든 당분간 후유증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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