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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나는 죽었지만 살았다"···어떤 호접몽, 알함브라라는 이름의

등록 2019.01.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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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훈

배우 박훈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탤런트 박훈(38)이 레벨업했다.

20일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마친 박훈은 증강현실(AR) 게임을 소재로 한 반 사전제작 드라마 출연을 하나의 연기 과정으로 봤다.
  
 2018년 6월말~12월말 촬영한 이 작품에 대해 "사전제작 드라마에 대한 경험치가 있다"며 "데뷔작이 사전제작이었다. 주위를 돌아볼 정신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주위를 둘러볼 수 있어서 세미 프로페셔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내가 한 연기를 정확히 모니터할 수 있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생겨 다행"이라면서 "이 작품을 통해 팀작업에 대한 중요성도 느꼈다. 나는 죽은 모습으로만 등장하지만, 그 장면에 제작진의 노고가 엄청나게 들어갔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제작진의 작품"이라며 공을 돌렸다.
박훈 "나는 죽었지만 살았다"···어떤 호접몽, 알함브라라는 이름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출장으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갔다가 전직 기타리스트인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호스텔에 묵으면서 휘말리는 기묘한 사건을 다룬 서스펜스 로맨스물이다. 박훈은 IT기업 대표이자 '유진우'의 친구 '차형석'역을 맡았다. 회사에서 대립하던 '유진우'에게 밀려 독립한지 3년 후 그라나다에서 만난 천재 소년 '정세주'(찬열)가 만든 AR게임을 놓고 '유진우'와 다시 경쟁하는 인물이다.

박훈의 데뷔작은 사전제작 드라마인 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2016)다. 폭발물 해체 전문가 '최우근 중사'를 연기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유진우'와의 AR게임 결투에서 패해 현실에서도 죽었으나 현실과 게임 사이 공간적 경계를 무너뜨리는 버그로 수차례 부활, '차 좀비'라는 애칭도 얻었다.  

 AR게임이라는 소재는 도전 그 자체였다. "게임에 익숙한 세대도 아니고 모바일 게임도 즐기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며 "작품 촬영에 들어가기 전 게임을 즐기는 후배나 동료 배우들에게 조언을 듣고 연기했다. 던전 등 게임에 대한 개념을 몰라서 대본을 읽었을 때 엄청 신선했다"고 스페인 촬영 전을 떠올렸다.
 
"이를 어떻게 구현할까 궁금했고 호기심이 컸다"며 "출연진과 제작진 간의 시너지 효과가 커서 상상 이상으로 잘 구현돼 그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뿌듯해했다. 
박훈 "나는 죽었지만 살았다"···어떤 호접몽, 알함브라라는 이름의

자신의 배역인 '차형석'도 새로운 개념의 조연이었다. "모티브를 찾는다. 캐릭터의 대표적 성향이 뭘까 3인칭으로 보려고 노력한다"는 배역 해석관이다. 그 결과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아닌, 관찰자 시각으로 그 인물이 대표하는 것이 뭘까 생각해 '겁이 많아서 크게 짓는 강아지'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또 "남자 조연은 세련된 이미지이고 역경에 빠진 남자 주인공을 구해주며,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과 서로 사랑하는 식의 정형화된 플롯이 있다"며 "차형석은 그렇지 않다. 그의 성향은 (주인공보다) 더 복잡하고 주인공을 이기지도 못하면서 긴장을 높이고 주인공을 미친 듯이 몰아가는 압박을 주며 따라다니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극중 선과 악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유진우를 선한 인물로 보는 것은 모순"이라며 "유진우란 인물만 보면 무책임한 사람일 수 있다. 주인공을 권선징악이란 한정된 틀에서 보는 것에서 벗어나서 그 인물이 선이 되기도 악이 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는 관점"이라는 논리다. "악당은 '정세주'"라며 "이 게임을 만들어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모든 것은 세주에게서 시작한다"고 짚기도 했다.

박훈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성공으로 연기자로서의 내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면서 "연기를 잘 하고 싶은데 현재 나는 그런 배우가 아니다. 내게 주어진 인물을 잘 연기해야 하는 과정을 더 겪어야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지금까지 새로운 도전을 해왔듯이 설사 실패하더라도 도전해야 한다"며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되려면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2편 성공했다고 내가 전문가가 됐다고 할 수는 없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청자들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남성적이고 선이 굵은 인물만이 아닌, 코미디적인 인물에도 도전하는 등 설사 좋지않는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극중 인물 비중에 구애받지 않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박훈은 2월 방송하는 SBS TV 월화드라마 '해치'에서 조선시대 왈패 '달문'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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